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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뭔가를 남긴다는 것'
김도형의 풍경 '뭔가를 남긴다는 것'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10.08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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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진부 강원도,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진부 강원도,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낭만은 커녕 미래에 대한 암울한 불안에 짓눌려 있던 대학시절에 법대를 다니던 친구가 내게 너는 전공이 사진이라 세상에 남길 작품이 있어서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취직'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 때는 그 말을 흘려들었지만 지금와서 보니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그늘이 없는 강화도 장화리 언덕에서 바다에 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면서 더 있다가는 쓰러질것 같아 서둘러 철수했던 폭염의 그 여름날이 며칠 전 같은데 오늘 아침 출근길을 운전하면서는 히터를 틀었다.

시간의 빠름을 한탄하는 것은 진부한 레퍼토리다.

재작년 정초에 째각째각 사라지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의미있게 보낼것인가를 생각하다가 몇 가지를 결심했다.

그 결심들은 아래와 같다.

'내가 작사 작곡한 노래 한 곡 발표하기, 수준급의 기타실력 갖추기, 매일 하나씩 에세이 쓰기, 매일 삼십분씩 제자리 뛰기 하기, 술 획기적으로 줄이기, 매일 사진을 발표하기.'

위에 나열한 것들 중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지켜나가려고 애쓰고 있다.

노래는 한 곡 냈으니 결심 하나는 이루었고 기타도 초보를 벗어난 단계까지 갔다.

출장가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같이 에세이를 쓰고 있고 걷든 뛰든 매일 만보기에 만보는 찍혀야 집에 들어간다.

술은 아직 획기적으로 줄이지는 못했지만 에전보다 훨씬 덜마신다.

여러 결심을 실천하는 시간 중에 자연에 묻혀 사진을 촬영하고 그 사진을 선보일 때가 제일 행복하다.

예전에는 전시회나 열어야 사진을 발표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SNS 상에서 발표할 공간이 넘친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이래로 하루에 두 개씩 꾸준히 사진을 올리고 있다.

대학시절 친구가 얘기했듯이 내 작품을 하루에 두 개씩 세상에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에, 졸작이나마 내 사진을 남기고 떠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볍다.


[글 사진, 사진작가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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