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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가마우지'
김도형의 풍경 '가마우지'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10.14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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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강화도,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강화도,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20여 년 전에 중국 계림을 관광차 다녀왔다.

볼링핀 같이 생긴 수많은 산들이 솟아오른 모습이 이승의 풍경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계림여행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강의 어부였다.

이강의 어부는 길다란 나무 서너개를 엮은 배를 타고 가마우지를 이용해 고기를 잡았다.

목에 줄을 감아 고기를 잡은 가마우지가 삼키지 못하도록 해서 그 고기를 토해내게 하는 방식이었다.

가마우지로 고기를 잡는 것이 인상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노인과 가마우지가 탄 배가 강에 떠있는 모습이 찍기만 하면 그림이 되는 한폭의 걸작 동양화 였기 때문이었다.

노을이 지는 시간에 그 장면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패키지 여행으로 갔던 것이라 그럴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워서 나중에 꼭 한번 혼자서 와보리라는 생각을 했다.

그 후 계림을 한 번 가본다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 어언 20년이 흘렀다.

그 사이 계림 이강의 어부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사진작가들로 인해 직업이 고기를 잡는 어부가 아니라 모델료를 받는 모델로 바뀌었다고 한다.

노을이 불타는 시각에 이강의 어부를 찍기 위한 사진작가 전문 패키지 여행도 생겨날 정도니 나는 타이밍을 놓쳐도 한참 놓친 꼴이 되었다.

일교차가 심한 요즘 혹시 안개가 끼었을까 해서 지난 토요일 새벽에 강화도를 가보았다.

안개는 없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물안개가 바다에서 솟고 있었다.

강이나 호수의 물안개는 더러 찍어봤지만 바다 물안개는 처음 만났다.

아침 노을속에 장엄하게 오르는 물안개를 찍고 있는데 난데없이 가마우지 두마리가 날아와 바위에 앉았다.

물안개 만으로도 그림인데 가마우지 까지 프레임에 들어와 주고, 사진이 심심할 까봐 날개짓 까지 해주니 행운도 그런 행운이 없었다.

날개짓 하던 가마우지가 마치 내게 "작가님,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가마우지가 있는데 왜 계림 못간 것을 아쉬워 하나요?" 하는 듯 했다.

'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 하는 풍경택배작가 로서 계림의 풍경에 미련 가진 것을 반성하고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풍경을 사람들의 마음에 더 열심히 배송할 것을 재차 다짐해본 강화의 아침이었다.

[글 사진, 사진작가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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