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3:45 (토)
 실시간뉴스
김도형의 풍경 '나의 왼손'
김도형의 풍경 '나의 왼손'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10.16 0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용유도 인천,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용유도 인천,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언제부터인가 왼손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커피를 마실때 잔을 왼손으로 들고, 무엇인가 섬세한 조절이 필요할 때도 왼손이 먼저간다.

왼손으로 코드를 옮겨 가면서 잡아야 하는 기타연습 때문인지, 왼손을 주로 사용하는 운전습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때는 내가 왼손잡이로 바뀌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사진작가로서 바다에서 긴노출(long time exposure)로 사진을 찍을 때 왼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어 아주 편하다.

파도의 움직임을 없애 거울같은 수면의 사진을 얻기 위해 ND(Neutral Density) 필터를 사용한다.

빛을 차단하기 위해 짙은 선글라스 같이 코팅을 해놓아서 이 필터를 끼우고는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

위 사진은 얼마 전 일본에 큰 태풍이 왔을 때 우리나라에 그 간접영향으로 바람이 꽤 불었던 날 서해 용유도에서 찍은 사진들 중의 하나이다.

바람에 출렁이는 그물의 움직임을 강조하기 위해 ND필터를 끼우고 30초의 노출을 주어서 찍었다.

풍경사진은 느긋하게 찍는 대상이 아니다.

물이 차오르고 있는 상황에 장화발로 뻘을 헤매고 다니면서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매력적인 피사체들을 겨우 한커트씩만 찍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삼각대에 카메라가 장착된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노출을 조정하고 왼손으로는 초점조절을 위해 ND필터를 재빨리 끼웠다 뺐다 할 수 있어서 가능했다.

좌뇌, 우뇌를 굳이 따지자면 나는 우뇌형 인간인듯 한데 내 왼손 사용이 어느날 부터 편해진 것처럼 내 두뇌도 좌 우 균형을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방금 모기 한마리가 눈 앞을 스쳐서 휙하고 손을 뻗었는데, 왼손이었다.


[글 사진, 사진작가 김도형]

 

 


[#주말에가볼만한곳,#서울근교가볼만한곳,#서울근교주말나들이,#가볼만한곳,#주말여행,#주말나들이,#사진찍기좋은곳,#사진명소,#사진작가,#사진전,#사진전시,#갤러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