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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스타 아내가 말하는 '내 남편'/탤런트 박인환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스타 아내가 말하는 '내 남편'/탤런트 박인환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11.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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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호

"거울은 하루에 열두번도 더 보면서 속옷은 한번 입으면 사나흘이에요"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스타의 드라마 밖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연극 배우 겸 탤런트 박인환(46). 십 몇년 동안 그와 한 솥 밥을 먹고 한 이불 속에서 잠잔 박인환의 아내 김길임씨(40)가 가장 친한 여고 동창생에게 말하듯 털어 놓은 내 남편 꼬집기, 흉보기, 자랑하기, 비행기 태우기···.

1991년 1월호 -스타 아내가 말하는 '내 남편'/탤런트 박인환1
1991년 1월호 -스타 아내가 말하는 '내 남편'/탤런트 박인환1
1991년 1월호 -스타 아내가 말하는 '내 남편'/탤런트 박인환2
1991년 1월호 -스타 아내가 말하는 '내 남편'/탤런트 박인환2

 

극단 '가교'가 다리 놓아 준 연극 배우와 잡지 기자의 만남

처음 내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천막 극장 떠돌이 연극 배우였다. 이제 막 다투어 피기 시작한 아카시아 향기가 유난히도 싱그럽게 느껴지던 74년 초 여름 날 오후, 마포에 있던 극단 '가교'를 찾았을 때 뮤지컬 '철부지들'기획으로 한창 바쁘던 그는 조금 어벙한(?)표정으로 나를 맞았다.

"S잡지사 김길임 기자예요. 기획 특집으로 극단 순례를 하고 있는데 '가교'를 소개하고 싶어 들렀어요"

말하자면 나는 기자, 그는 취재원으로서 우리는 처음 만났다. 그때 느낀 그의 첫인상은 솔직이 말해서 '별로'였다. 나이가 많이 들어 보여 나는 유부남이려니 했을 뿐이다.

두번째 만남은 관객과 배우로서였다. 내 친구 C가 '가교'의 기획을 맡고 있었으므로 그해 여름 나는 춘천에서 막을 올린 천막 공연에 구경갔다가 멀찍이서 그 '늙수그레한 남자'와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었다. 

세번째는 망년회를 겸한 크리스마스 파티의 파트너로서 만났다. 장소는 도봉산장. 내 친구 C를 통해 그가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해온 것이다.

그날 이후 우리는 만남의 횟수가 잦아졌다. 당시 내 별명은 '아카시아'였는데, 아카시아 필 무렵 내가 나타났다고 그의 동료 가운데 하나가 지어 준 애칭이었다. 내가 나타나면 그들은 '저기 아카시아가 온다!'고 소리치곤 했다. 극단 '가교'에는 봄 · 여름 · 가을 · 겨울, 때 없이 아카시아꽃이 피고 졌다. 

지난 3월에 이사온 지금 사는 신사동(은평구) 집엔 마당가에 아름드리 아카시아 나무가 서 있다. 그와 함께 집을 보러 왔을 때 그가 맨 처음 한 말은 '여보, 저기 당신이 한 그루 서 있네!'였다. 그럴땐 그가 꼭 시인 같다. '목마와 숙녀'를 쓴 같은 이름의 박인환이란 시인도 있지만···. 아카시아 나무 꼭대기쯤엔 까치가 둥지를 틀어 아침마다 '까악까악' 울어대는 통에 우리 집엔 자명종이나 기상 나팔이 따로 필요 없다. 

만난 지 2년만인 76년 봄, 우리는 웨딩마치를 울렸다. 신랑이 주례보다 더 늙었다는 우스개 소리를 들으면서. 

그러고 보면 우리의 결혼은 극단 '가교'가 다리 놓아 준 셈이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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