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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표에 '욱일기' 모습이 ... 학교에 일제잔재·성차별 요소 많아
학교 교표에 '욱일기' 모습이 ... 학교에 일제잔재·성차별 요소 많아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10.22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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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미포초(왼쪽부터), 서생초, 전하초 교표.(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미포초(왼쪽부터), 서생초, 전하초 교표.(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

 

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는 22일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잔재·성인지적 관점으로 본 학교상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울산지역의 초·중·고·특수학교 243개교의 교포, 교훈, 교육목표, 교화·교목, 교가 등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포초·서생초·전하초등학교에서 욱일기를 연상케하는 교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 중 전하초는 2학기에 교표를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목·교화 조사 결과, 가이즈카향나무가 교목인 학교가 30개교(12.3%), 국화 12개교(4.9%), 벚꽃·벚나무 4개교(1.64%), 히말라야시다 2개교(0.82%)로 나타났다. 학부모회에 따르면 가이즈카향나무는 이토 히로부미가 식민통치를 홍보하기 위해 순행하며 대구 달성공원에 처음 심은 기념 식수로 알려져 있으며 문화재청도 이 종을 사적지 부적합 수종으로 결정했다. 또 국화는 일본 왕실을 상징하며, 벚꽃은 일본 문학과 예술에서 종종 일본의 무사인 사무라이를 상징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히말라야시다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들어와 국내에 퍼진 대표적인 수종이다.

친일 인사가 작사한 교가를 여전히 부르는 학교도 6곳으로 드러났다.

성인지적 관점으로 본 학교상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자고등학교에 한자인 '여자 녀' 자를 상징으로 한 학교가 있으나 남성임을 상징하는 교표가 있는 학교는 없었다. 교육목표에서는 내용에 '한국 여성으로서 곱고, 아름다운 심성을 연마하여 바른 예절을 익히며'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조하는 1개 학교가 있었다.

또 교가에서는 여학교의 경우 여성의 수동적 이미지나 '치맛자락 사뿐잡고, 한국 여성의 본이라네, 색실로 수를 놓아라, 착하게 살아라, 순결' 등의 성역할을 고정하거나 강화하는 가사가 있는 학교가 4개교로 나타났다.남학교의 경우 '건아(건강하고 씩씩한 사나이), 장한 꿈' 등의 씩씩하고 굳세다는 남성성을 강조한 가사가 있는 학교가 2개교였다. 이밖에 남녀공학인데도 교가가 '건아, 형제, 소년, 형아' 등 남성편향적인 가사를 담은 학교가 10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캐릭터의 경우 여성 이미지의 캐릭터는 꽃, 치마를 입음, 빨간색, 분홍색 등으로 표현되고 수동적 이미지를 가진 것이 많았고, 남성 이미지의 캐릭터는 씩씩, 도전, 나무, 파란색, 미래역량, 도전 등 성에 대한 이미지와 성역할을 고정화하는 일부 학교가 있었다.

학부모회는 "학교내 일제잔재는 역사를 배우고 정의를 세워야하는 미래세대의 공간에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학교내 일제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교상징에 성차별적 내용을 그냥 두는 것은 공교육이 노골적으로 학생에게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주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며 "교육 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가 참여해 성평등한 학교상징으로 바꿀 것을 교육청과 학교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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