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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장인과 손잡다...박진훈 수려 비스포크 대표 & 이상칠 마스터 테일러
청년, 장인과 손잡다...박진훈 수려 비스포크 대표 & 이상칠 마스터 테일러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10.26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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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사업가
박진훈 수려 비스포크 대표(사진 오른쪽) & 이상칠 마스터 테일러
박진훈 수려 비스포크 대표(사진 오른쪽) & 이상칠 마스터 테일러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았지만 영업 일만 쭉 해왔던 젊은이. 오랜 경험의 테일러링으로 기술엔 자신 있으나 마케팅엔 서툰 마스터 테일러. 최근 이 청년과 장인의 만남이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울 경복궁역 서촌에 남성 맞춤 양복점을 오픈하며 맞춤 정장 시장에 승부수를 건 박진훈 수려 비스포크 대표와 이상칠 마스터 테일러의 이야기다.

지난 6월 15일 서울의 역사문화지구 서촌에 문을 연 수려 비스포크. 수려는 순우리말로 고급스럽다는 표현이며, 비스포크는 맞춤 정장을 뜻한다. 수려 비스포크는 3040을 타깃으로 하는 남성 맞춤 정장 숍이다.

3년 전, 박진훈 대표는 모 회사 영업직으로 근무하다 그만두고 소공동을 찾았다. 재취업을 준비하기 전에 한 번 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패션, 그중에서도 테일러링을 배우고 싶었던 그는 양복점을 찾았지만 문전박대를 당했다. 대부분의 테일러들은 폐쇄적인 성향이 강했다. 그때 이상칠 마스터 테일러만이 지금의 이상칠 마스터 테일러는 유일하게 그를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이 마스터 테일러는 한국맞춤양복디자이너협의회 회장을 지내고, 한국맞춤양복기술경진대회서 최우수상, 세계주문복연맹 황금 실 바늘대회서 한국 대표로 금상 등을 수상한 명인이다. 사실 그런 장인의 첫눈에도 박 대표는 무모한 청년으로밖에 비치지 않았다.

“맞춤 정장은 단시간에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나라 사계절 옷을 다 겪은 뒤 몇 해에 걸쳐 반복해야 하니까요.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이란 시간이 걸리는데 이 친구가 견딜 수 있을까 싶어 처음에는 쫓아냈지요. 근데 박 대표가 열망이 대단한 겁니다.”

장인과 소비자를 잇는 가교

아무리 돌려보내도 거듭 찾아오는 박 대표에게 이 마스터 테일러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래, 그럼 한번 배워봐라. 대신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테일러링을 할 것인지, 사업을 할 것인지. 제가 보기엔 사업 쪽에 훨씬 수완이 있어 보이더군요.”

더욱이 그는 자신의 기술력과 박 대표의 마케팅 능력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보았다.
“제가 맞춤 정장을 오랜 세월 해 와서 기술력을 탄탄히 쌓았으나 그만큼 젊은 고객들과는 소통의 통로가 단절되어 버린 점도 있었거든요.”

이에 박진훈 대표는 그의 조언대로 일단 전문 교육기관에서 기초를 다지며 스스로 테스트하는 시간을 거쳤다. 이후에도 자기 생각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그는 이 마스터 테일러에게 맞춤 정장을 사사할 수 있었다.

“평택에 있는 학교에 양복 코스가 있어서 평일에는 오전부터 저녁 늦게까지 수강한 뒤 주말에는 선생님 가게로 가서 테일러링을 배웠어요. 클래식 업계에는 장인들이 많은데요. 다들 어르신들이라 좋은 기술을 재해석하고 포장해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노하우가 부족해요. 그런데 제가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뒤 박 대표와 이 마스터 테일러는 서울 경복궁 역 인근에 맞춤 양복점 수려 비스포크를 창업할 수 있었다.
 

"요즘 남성분들은 예복으로 턱시도를 많이들 하는데요. 결혼식 때 사진 촬영용으로 너무 핏 하게 주문하지 말고, 약간 여유를 주세요. 그래야 오래 입을 수 있답니다. 결혼 후에는 대개 살이 많이 찌더라고요. 전통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야 살아남기도 한다는 점에서 노타이, 노벨트를 비롯해 재킷, 바지 핏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아요."
"요즘 남성분들은 예복으로 턱시도를 많이들 하는데요. 결혼식 때 사진 촬영용으로 너무 핏 하게 주문하지 말고, 약간 여유를 주세요. 그래야 오래 입을 수 있답니다. 결혼 후에는 대개 살이 많이 찌더라고요. 전통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야 살아남기도 한다는 점에서 노타이, 노벨트를 비롯해 재킷, 바지 핏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아요."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

수려 비스포크가 타 맞춤 양복점과 차별화되는 것은 단연 기술력이다. 박 대표가 SNS로 홍보, 고객이 찾아오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주문을 받아 이 테일러 마스터에게 전달해 나오는 결과물이 아주 작품이라고 두 사람은 자신감이 넘쳤다.

“요즘은 대충 고객 사이즈만 재서 다른 업체에 아웃소싱 하는 맞춤 정장집도 많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애초부터 소비자의 몸에 잘 맞는 맞춤 정장을 만드는 데 최적화되어 있어요. 패턴도 고객 한 분 한 분을 위해 그리시는 것은 물론 모난 데 없이 수준 높은 봉제 실력,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세세함 등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습니다. 고객의 비대칭 어깨 등 신체적인 특성도 꼼꼼히 반영하고요.”

앞서 언급한 수상 내역 외에도 이 마스터 테일러는 아시아주문복연맹 국제기능대회서 대상, 소상공인 기능대회서 대상인 장관상을 받기도 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고 박 대표는 재차 강조했다. 이에 벌써 수려 비스포크는 한번 찾은 고객들에게 만족도 부분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협업의 분업화가 굉장히 잘 이뤄지고 있는 수려 비스포크의 박 대표와 이 마스터 테일러. 특히 박 대표는 앞으로 국내에서 어느 정도 브랜드 인지도가 쌓이면 해외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국의 테일러도 충분히 세계적으로 먹힐 수 있다고 봅니다. 수려 비스포크로 시장 파이를 키워 국위를 선양해 보겠습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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