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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조관희의 시네마 에세이⑦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조관희의 시네마 에세이⑦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11.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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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호

산타클로스는 있는가? 프랜서

아홉 살의 소녀의 깨끗한 순정이 삶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하고 동심을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영화 '프랜서'. 어린이에게는 꿈과 환상을, 어른에게는 마음의 평화 그리고 어린 시절의 향수를 샘솟게 하는 그림 같은 영화다. 이 겨울, 온 가족이 함께 동화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 보자.

1991년 1월호 -조관희의 시네마 에세이⑦
1991년 1월호 -조관희의 시네마 에세이⑦

 

이 영화를 만든 존 행콕 감독은 하버드대학 재학 때부터 영화에 관김을 쏟았으며 시카고 유스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 뉴욕 피츠버그 플레이 하우스의 연출자 경력을 가진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우리 관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영화 '한여름밤의 꿈' '캘리포니아 드림' '잡초' 등을 감독하여 실력을 인정 받았다.

'프랜서'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얘기를 담은 만큼 영화의 배경도 동화적이다.

무대는 미국 미시건 주의 작은 마을 드리오크스. 떡갈 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동네에 그림 같은 집들이 오기종기 모여 있다.

주인공은 레베카 해일이라는 9살 짜리 꼬마 배우가 연기하는 제시카 렉스. 국민학교 2학년에 다니는 9살 소녀이다. 얼굴에 즈근깨가 뒤덮인 레베카는 아주 귀여운 얼굴을 갖고 있으며 놀랄 만큼 능숙한 연기를 보여 준다. 그녀가 연기한 는 제시카는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두살 위인 오빠, 이렇게 세 식구가 가난하지만 구김살없이 살고 있다. 

아버지는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다. 딸에게 직접적인 애정 표현을 하지 않으며 칭찬보다는 야단을 많이 친다. 그런 아버지에 대한 불만 때문일까? 제시카는 보통 아이보다 짓궂고 개구쟁이 짓도 심하다. 학교의 합창 연습에서는 일부러 이상한 목소리를 내어 선생님의 주목을 끌고, 못마땅하다고 생각될 때는 아빠한테도 대든다. 그녀가 사랑하는 프랜서 사슴을 사냥꾼한테 2백 달러 받고 팔았다고 얘기하는 아빠에게 "아빠는 사람도 아니야, 엄마대신 아빠가 죽었어야 돼"라고 퍼부을 만큼 당찬데가 있다. 

영화 제목 '프랜서'는 산타클로스의 눈설매를 끄는 8마리 사슴 중에 하나로 제시카는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굳게 믿고 있는 아이다. 

크리스마스가 임박해서 내린 눈이 산과들, 온마을을 하얗게 뒤덮은 어느날 오후 학교에서 돌아오던 제시카는 숲길에서 웅장한 뿔을 가지고 다리에 상처를 입은 커다란 사슴과 만난다. 직감적으로 그게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를 끌던 프랜서라고 단정한 제시카는 그 다음날도 온 숲속을 헤매며 프랜서를 찾는다. 날이 어두워지자 차를 몰고 제시카를 찾아온 아버비. 그 앞에 공교롭게도 프랜서가 나타난다. 아버지는 총을 꺼내 사슴을 쏘려 한다. 결사적으로 달려들어 총을 못 쏘게 막는 제시카 때문에 사슴은 위기일발에서 벗어나 살아 달아날 수가 있었다.

그날 저녁 프랜서가 제시카네 창밖에 나타난다. 그렇지 않아도 프랜서 생각에 잠못 이루던 제시카다. 재빨리 뛰어나간 제시카는 프랜서를 헛간에 숨겨 두고 다리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먹이를 준다. 아버지가 알면 또 쏘아 죽일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일은 비밀로 해야 한다. 그러나 사료를 구해 먹이는 일은 보통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시카는 아빠 몰래 아르바이트를 한다. 혼자 사는 할머니 집에 가서 어리럽게 흩어진 가구들을 정돈해 주는 힘겨운 일을 해주고 거기서 받은 돈으로 사료를 사다 먹인다. 다리의 상처가 다 나으면 산타클로스엑 되돌려 보낸다는 것이 제시카의 계획이다. 

그러나 집안에서 아빠 몰래 사슴을 기른다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아빠는 이미 제시카의 거동에서 수상함을 느끼고 있으며 사료가 없어지고 이따금 헛간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한다. 언제 발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영화 밑바닥에 깔려 긴장감을 주는 건 물론이다. 아니나 다를까, 제시카가 ㅇ벗는 사이 아빠는 프랜서를 사냥꾼에게 2백 달려를 받고 팔아 버린다. 

절망한 제시카는 눈보라치는 한밤중에 보따리를 싼다. 9살 소녀의 가출이다. 

뒤따라오는 11살 오빠에게 그녀는 "다시는 이 집에 오지 않겠다"고 말한다. 오빠는 "그래, 프랜서를 찾는 일을 내가 도와 주마" 그래서 두 오누이는 동행을 한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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