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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이 부부의 살아기는 이야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이 부부의 살아기는 이야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11.2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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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호

MBC 소품담당 진경현 방영희 부부

"동네 어귀에 버려진 사기그릇 조각도 훌륭한 작품으로 둔갑시키죠"

브라운관의 얼굴없는 주역들. 남편은 온갖 소도구를 세팅하고 아내는 결명자차로 콜라를 만드는가 혀면 대원군의 주안상을 차린다. MBC미술2부에 근무하는 소품부부 진경현(33세) · 방영희씨(35세). 이들이 살아론 소품인생.

1991년 1월호 -이 부부의 살아기는 이야기1
1991년 1월호 -이 부부의 살아기는 이야기1
1991년 1월호 -이 부부의 살아기는 이야기2
1991년 1월호 -이 부부의 살아기는 이야기2

 

'위기의 부부' 그들은 MBC 소품담당 부부

집에 돌아온 남편이 못 하나 박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는 아내. 정성스럽게 이것저것 요리한 밥상을 결혼 5년째가 되도록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남편. 진경현 · 방영희씨 부부가 사는 모습이다. 영락없는 '위기의 부부'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휴일이라고 해도 고장난 수도꼭지 하나 손 봐주는 법이 없는 남편을 아내는 이해하고, 툭하면 라면이나 끓여 내놓다가 영양이 부실하다 싶으면 손쉬운 삼겹살이나 구워내는 아내를 남편이 이해해준다. 초인적인(?)이해심을 지닌 사람들도 아닌데 그 모두를 이해하며 산다.

이 대목에서 '쯧쯧'하며 혀를 찰 독자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없다. 진경현 · 방영희씨 부부의 이 '위기의 생활'에는 납득할 만한 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MBC 미술국 미술2부에 소속해 있는 사내커플이다. 남편 진씨는 소도구실에 근무하고 아내 방씨는 조리실에 근무한다. 다시 말하자면 드라마에 등장하는 장롱 · 거울 · TV수상기 액자등 온갖 소품을 있어야 할 자리에 배치하는 일과, 음식 먹는 장면에 필요한 동서고금의 온갖 음식물을 만드는 일이 이 부부의 업무다. 막말로 하자면 월급 받으려고 직장에서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집에서 망치질이나 요리를 한다는 게 지겨워(?) 엄두도 나지 않는 지경이 되고만 것이다. 

더구나 샐러리맨처럼 일정한 출퇴근 관념을 가질 수 없을 만큼 벅찬일을 하는 부부인지라 도대체가 가정생활의 여유를 음미할 시간이 없다. 서로 얼굴 마주보고 있을 시간이 집안에서 보다 회사에서 더많다.

집안이 어수선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직업정신이 투철한 탓에 주어온 잡동사니까지 한 살림을 차지하다보니 집안은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햐할지 모를 만큼 '난장판에 가깝다'는 것이 이들 부부의 고백이다.

그래서 기자가 광명시 광명동에 있다는 그들의 집을 방문(사진촬영을 위해)하겠다는 것을 끝내 거절하고 말았다. 그런데도 이 부부는 유쾌하고 행복하다. 그들에게는 '위기의 생활'을 뛰어넘는 일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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