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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시선’ 복지 사각지대 노숙인·탈북민·노인·장애인…‘빈곤의 그림자’
‘EBS 다큐시선’ 복지 사각지대 노숙인·탈북민·노인·장애인…‘빈곤의 그림자’
  • 이주영 기자
  • 승인 2019.10.31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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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1일) 오후 EBS 1TV 시사교양 다큐멘터리 <다큐 시선>에서는 ‘빈곤의 그림자’ 편이 방송된다.

# 건설업 종사자에서 천막 안 노숙인으로

교통의 메카, 만남의 장소로 불리는 화려한 용산역 뒤에는 허름한 텐트와 비닐들로 형성된 천막촌이 있다. 이곳에 거주 중인 한 노숙인은 고철과 폐지를 주우며 담배 한 갑, 술 한 잔 값을 벌어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도 처음부터 노숙인이라는 딱지가 붙어있던 것은 아니다. 1997년 사상 최대의 금융부정 사건인 한보사태 이후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빚이 생겼다. 한 기업이 무너지면서 자신도 도미노처럼 하루아침에 쓰러졌다는 그는 연락할 수 없는 가족들에게 재산이 걸려 일말의 복지 지원도 꿈꾸지 못하고 있다.

# 탈북민에겐 너무 넓었던 복지 사각지대

탈북 모자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이미 두 달이 지난 후였다. 소극적인 성격으로 고립되어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도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이혼한 전 남편이 부양의무자라는 이유로 이혼 확인서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구조요청은 덜컥 멈춰버렸다. 중국 국적인 전 남편과의 이혼 서류를 떼올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故 한성옥 씨는 기초수급자에서 제외되었다.

스스로 신청해야만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현행 제도는 이미 수많은 복지사가 복지 사각지대 발생 원인으로 꼬집었다. 그녀 또한 스스로 가난을 증명해야만 했고 복지 사각지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탈북민 이수진(가명) 씨는 ‘탈북 모자’ 사건이 일어난 후 매일 광화문에 있는 분향소에 간다. 중국인 남편과 이혼 후 어린 자식과 둘이 산다는 그녀는 故 한성옥 모자가 남 일 같지 않다. 故 한성옥 씨와 달리 기초생활수급비를 받고 있지만, 두 사람의 생활비, 그리고 성장기의 어린이를 보살피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두 모녀의 저녁 반찬은 쌈 채소와 김, 고추장이 전부이다. 가스비를 아낄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라며 추켜세우지만, 딸이 고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자유를 찾아 먼 땅에서 온 그녀에겐 지금 이 생활이 너무나도 가혹하다.

# 노인이 되면 장애도 사라지는 구조의 현대판 ‘고려장’

우리나라의 노인 상대적 빈곤율은 47.2%. 노인 중 절반은 빈곤 속에서 살고 있다. 게으름을 피운 것도 아닌 그들은 바로 노후 준비도, 연금도 마련하지 못한 세대였다. 요즘 장애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하나 있다. 만 65세가 넘으면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중단된다는 것이다.

25년간 요양원에서 지낸 순옥 씨는 3년 전 자활센터와 인연이 닿은 후 꿈에 그리던 자신만의 집에서 자립 생활을 하고 있었다. 순옥 씨의 생일이었던 7월 7일, 건강보험공단에서 만 65세가 되어 장기요양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방문했다.

하루 14시간 동안 받던 요양서비스가 3, 4시간으로 줄어들고, 답답했던 시설을 다시 가야 한다는 소리에 큰 충격을 받은 순옥 씨는 가고 싶지 않다며 눈물을 보였다.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단순한 전달이 아닌 신선한 해석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을 통해 생각의 여백을 제공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EBS1TV ‘다큐시선’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EBS 다큐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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