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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중은행은 '문화공간·대형화 특화점포'로 변신 중
지금 시중은행은 '문화공간·대형화 특화점포'로 변신 중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11.05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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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서초동 소재 KB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 내 1층 카페형 대기공간(KB국민은행 제공)
서울 서초구서초동 소재 KB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 내 1층 카페형 대기공간(KB국민은행 제공)

 

자금이체, 공과금 납부 등과 같은 단순업무의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영업점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거나 대형화하는 특화점포 개설도 잇따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역 거점 점포를 대형화하거나 문화공간과 결합하는 등 특화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지점 수(6월 말 기준)는 지난 2017년 7004개, 2018년 6779개, 2019년 6743개로 계속 줄고 있지만 특화 점포는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특화 점포를 적극 운영하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초동종합금융센터'를 '유니버설 허브 지점'으로 개편해 새로 문을 열었다. 국민은행이 시범 운영하는 영업체계 파트너십 그룹(PG) 2.0 전략이 적용된 첫 사례다. 파트너십 그룹은 지난 2016년부터 운영해온 일정 지역 6~7개 지점을 묶어 거점 지점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공동영업 체계다. PG 2.0은 거점 지점을 대형화하고 점포간 체계적인 협업을 통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초동금융종합센터는 건물의 1층~4층을 사용한다. 1층 디지털 존에서는 고객이 자동화기기 등을 이용해 간편한 업무를 볼 수 있다. 특히 스템커피가 입점한 대기공간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대출 등 금융상담이 필요하면 2층 상담전용창구를 이용하면 된다. 센터 3층에는 PB센터와 증권업무를 볼 수 있는 복합점포가 들어섰고 4층은 전문적인 금융 세미나와 문화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타라운지와 세무·부동산 등 전문적인 금융상담 장소인 자산관리자문센터로 변신했다.

디지털 지점도 서초동 PG에 신설된다. 디지털기기와 스마트매니저로만 구성되는 디지털셀프점이 교대 인근에 신설되고, 남부터미털 지점은 현금 거래 없이 상담 전용 창구를 운영하는 지점으로 전환한다. 지난달 25일에는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 정보기술(IT) 전문인력으로만 운영하는 IT지점 'KB 인사이트(InsighT)'를 개설했다. 이 지점에서는 모든 은행 업무를 IT 인력이 전담하고 디지털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실험해보는 환경으로 조성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제 간단한 금융업무는 비대면으로 한다"며 "다만 비대면 대출을 받더라도 상담은 지점에서 한다, 결국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직원이 필요하고 그 수요를 충족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은행은 결국 고객이 찾아오게끔 해야 살아남는다"고 덧붙였다.

지점과 카페의 협업은 우리은행이 지난 2016년에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2016년 3월 폴바셋과 제휴해 동부이촌동지점을 낮에는 은행 객장, 오후 4시 이후 또는 주말에는 카페로 확장했다.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차별화한 서비스를 위해 머물고 싶은 공간을 기획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유명한 유통 브랜드를 활용해 고객을 유인할 수 있고, 점포를 활용해 부동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방문고객 수 증가, 체감 대기시간 감소 등 효과가 있고 주부나 인근 직장인은 미팅 장소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의 '컬처뱅크'는 지역 주민의 '사랑방'을 표방한다.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해 지역 주민들이 지점을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지난 2017년 12월 방배서래점(공예)을 시작으로 광화문역(힐링서점), 잠실레이크팰리스(가드닝), 강남역(라이프스타일편집숍)을 선보였고, 지난 5월에는 천안역지점을 외국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했다. 한국어 교육과 다양한 국가별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일요일에는 지역 의료기관 등과 함께 전문 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지난 2017년 7월 완공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하나은행 '플레이스 원'은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자산가들이 찾는 복합 금융·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은행의 '클럽원 PB센터'와 하나금융투자의 '클럽원 WM센터'는 물론 카페·영화관·음악감상실·도서관·상담실 등까지 있다. 하나은행은 내년 초에는 부산에 2호점을 개소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초기에 '지점 무용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바꿔 이야기하면 인터넷은행이 없는 영업망을 가진 셈"이라며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관계를 맺거나 문화공간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통해 꼭 업무가 아니라도 오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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