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가을과 겨울 사이에 있었다.
그 계절이 겨울로 좀 더 다가가던 어느 날 새벽, 강화도에는 철늦은 안개가 끼었다.
안개는 스스로가 흰 캔버스 였다.
소나무는 그 백지 위에 방금 그려져 촉촉한 수묵화 처럼 서있었다.
수묵의 나무는 안개가 물러갈 때 사라졌다.
안개는 여덟시에 떠났고 그 날 이후 다시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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