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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이득렬의 '세상읽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이득렬의 '세상읽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12.2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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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호

맞벌이가 싫다, 살림만 하고 싶다는 미국 주부들의 고민

왕년의 명 앵커요, MBC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바 있는 MBC이득렬 보도이사가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느낀 여성과 사회현상에 대해 진단한 칼럼. 남편을 출근시킨 후 집에서 아이 기르는 것이 소원이라는 미국의 기혼 여성들에 관해 썼다.

1991년 1월호 -이득렬의 '세상읽기'
1991년 1월호 -이득렬의 '세상읽기'

 

맞벌이 아니면 생활 유지가 어려운 미국사회의 현실

미국 기혼 여성들의 큰 소원 가운데 하나는 남편이 출근한 뒤에 집에서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라고 한다. 여자란 결혼을 하면 으레히 집에서 아이를 기르는 것이 일상적인 일인데 이것이 '소원'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은 언뜻 들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내가 3년간 워싱턴에서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느낀 바로는 그것이 사실이었다. 

많은 미국 여성들이 결혼을 하면 맞벌이에 나서야 한다. 시원치않은 남자를 남편으로 맞아서가 아니다. 미국의 가정은 남편만의 월급으로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결코 씀씀이가 커서 그런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지출을 남편 혼자의 월급으로 전부 부담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월 2천불의 월급 생활자가 경우에 따라서는 월950불을 집세로 낸다. 

그리고 대중교통 수단이 거의 없는 미국의 중소도시나 촌에서 자동차 두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한대일 경우 부부 중 한 사람은 발이 묶이게 된다. 자동차 유지비도 만만치 않다. 보험료만 해도 한 달에 100불 이상이다. 결국 부인이 나서서 집세라도 벌지 않으면 기본적인 생활 유지가 힘들게 돼있다.

미국의 아침 식사는 맞벌이하러 출근하는 여성에게는 매우 편리하게 돼있다. 빵과 우유 또는 커피로 아침을 간단히 마치고 새벽부터 모든 가족이 움직인다. 퇴근시간이 빠른 대신 출근시간이 이르고 또 회사까지가 자동차로 한시간 이상이 보통이라 모두가 새벽부터 움직인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토스트를 한 입씩 베어먹거나 자동차 앞에 달린 '컵걸이'에서 커피잔을 끌어내어 한모금씩 마시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미국의 많은 여성들은 이런 식으로 맞벌이의 하루를 시작한다. 맞벌이의 종류는 다양하다. 새벽 6시쯤 되면 노란색의 통학버스가 동네를 누빈다. 국민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아이들 하나 하나를 실어나른다. 

통학버스는 거의 1백%가 가정주부 운전사이다. 일하는 시간이 새벽과 오후 단 두 차례인데 남자 수입으로는 마땅치 않기 때문에 가정 주부들이 대신한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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