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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139
김도형의 풍경 #139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12.03 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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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철원,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철원,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쇠죽을 끓인 방은 이내 달아올랐다.

세상 그 어느 곳 보다 따뜻했던 내 유년의 아랫목.

문풍지에 희부염한 달빛이 비치고, 흙벽 하나를 사이에 둔 마구간의 소가 뒤척이며 워낭소리를 내면 나는 잠이 들었다.

그 어느 겨울날 아침 어머니는 문간에 서서 말했다.

"아가 일어나라. 눈왔다."

십년에 눈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남쪽마을에 밤새 눈이 소복히 쌓인 것이다.

집집마다 아이들이 지르는 함성소리가 폭죽처럼 터지고 강아지들도 좋아 날뛰는 들판에서 우리는 종일 구르며 놀았다.

이제 그때 내 어머니 보다 더 나이가 들어버린 나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언덕의 카페에서 화목난로에 손을 쬐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난로에 유년의 그리움을 한움큼 던져서 태우고 있는데 창너머 순담계곡에 예정에 없던 눈이 내린다.

아! 눈이구나. 눈이 오는구나.

아이의 가슴이나 어른의 가슴이나 눈을 보면 설레기는 마찬가지.

저리 차가운 눈이 어찌 저리 따뜻할 수가 있는가.

나도 내 그리운 사람의 발치에 눈이 되어 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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