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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140
김도형의 풍경 #140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12.05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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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동해,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동해,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세상을 흘러 다니다가 동해의 어느 갯바위에 이르러 해삼과 멍게 몇 토막을 앞에 두고 소주를 마신다.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해 맴을 돈다.

접착력이 오공본드 보다 더 센 고독은 한 잔 술에도 떨어질줄 모른다.

반병을 비울 무렵에야 콧노래가 나온다.

"바다가 육지라면 바다가 육지라면 배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진 않을 것을..."

안주를 손질하던 할머니 헤벌쭉 웃으신다.

이 넓은 백사장의 한 톨 모래알에 지나지 않는 몸, 기쁘거나 슬프거나 그저 소주나 한잔하며 사는게지.

할머니께 실없는 농을 던진다.

"할머니, 사람들이 저 보고 신성일 닮았다고 하던데."

"아녀, 자네는 영판 박노식이여."

'돌아온 용팔이' 박노식은 셈을 치르고 저물어 가는 해변을 걸으며 그날의 엔딩씬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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