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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타깃 '강남3구' 집값 오르고 ... 청약 더 과열
상한제 타깃 '강남3구' 집값 오르고 ... 청약 더 과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12.09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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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신규 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 모습 (뉴스1 자료사진)
서울의 한 신규 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 모습 (뉴스1 자료사진)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집값은 더 오르고 청약시장은 더욱 과열되면서 업계와 시장에선 정책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9일 한국감정원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23주 연속 상승했다. 민간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 통계로는 24주째다. 공교롭게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오름폭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6일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 8개구 27개 동(洞)을 민간택지 상한제 지역으로 선정했다. 발표 직후 서울 집값 상승 폭은 주춤했으나, 최근 3주 연속 확대해 상승률은 0.13%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상한제 타깃으로 삼은 강남3구의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 강남구 상승률은 0.27%로 발표 직전(0.12%)의 2배 이상을 기록했고, 서초구(0.13%→0.2%)와 송파구(0.15%→0.17%)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 인접 수도권 주요지역은 더 올랐다. 준강남권으로 불리는 과천은 0.51%에서 0.88%까지 오름폭을 키웠고, 안양 역시 발표 직전 상승률(0.07%)의 5배 이상인 0.37%를 기록했다. 성남 분당(0.25%→0.33%), 하남(0.46%→0.59%), 광명(0.27%→0.34%) 등도 상승세가 확대되는 등 더 오르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상한제 발표 이후 공급 축소 우려로 서울과 인접 수도권은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면서 "규제 발표로 집값만 올려놓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분양 시장은 더 달아올랐다. '로또 청약' 열풍은 더 거세졌고, 당첨은 더 어려워졌다. 지난달 롯데건설이 서울 서초구에 분양한 '르엘 신반포센트럴'은 청약 당첨 평균 가점이 70점을 넘었다. 강북권에 비교적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분양 단지도 가점 60점은 돼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당첨문이 좁아지면서 30·40세대를 중심으로 청약 포기자도 속출하고 있다. 가점 60점은 아이가 둘인 부부가 무주택 기간 11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은 돼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무주택자로 매월 청약 통장에 입금하는 30·40세대에게 청약 당첨은 남의 얘기인 것. 기존 아파트 집값은 더 오르고, 청약 당첨마저 어려워지면서 시장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게다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마저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더 부었다.

최근 청약 통장을 해지한 30대 후반 A씨는 "정부가 청약 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돌아갔다고 하는데 '현금 부자'라는 단어를 빠뜨린 것 같다"며 "주변에 저 같은 '청포(청약 포기)족'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한제가 시장 안정은커녕 불안 심리만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주무부처 수장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상한제와 관련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원한 한 부동산학과 대학교수는 "상한제 발표 한 달을 돌이켜보면 결국 서울 알짜 지역에 집을 가진 유주택자만 웃고 있다"며 "신축이든 구축이든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더 힘들어지면서 시장 참여자의 불안 심리만 자극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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