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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월정사'
김도형의 풍경 '월정사'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12.12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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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월정사 평창,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월정사 평창,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12월의 월정사, 비가 왔지. 눈이 아니고.

아침의 절은 절간처럼 고요하더군.

대웅전 뒤안에 모인 참새들 갑자기 시끄러워서 왜그런가 했더니 허리가 기역자로 굽은 공양주 할머니가 다가와 손에 쥔 쌀을 던져 주셨지. 참새들 그 시간 다가오니 못참고 떠들었던 거라.

팔순 넘긴지 오래되어 보이던 그분은 내게 참새들 식사 방해말고 망원렌즈로 멀리서 찍으라 하신다.

산중 절간 할머니의 입에서 튀어나온 '망원렌즈' 라는 단어!

멀어져 가는 할머니를 그 '망원렌즈'로 한커트 찍으려는데 "이 허물어져 가는 사람은 찍어서 뭐해" 하신다. '이 허물어져 가는 사람' 이라. 점입가경 이었지.

하물며 공양주 할머니의 공력이 저정돈데 지금 동안거에 들어 정진중인 스님들은 어떻겠냐 말이지.

절에서 벗어나 그 유명한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할머니가 던진 '허물어져 가는 사람' 이란 화두에 대해 생각했지.

스피어민트 향이 나는 숲에는 비가 오고 있었어. 눈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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