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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본격 시행… 핀테크 기업들, 일괄 도입 않는 까닭은?
오픈뱅킹 본격 시행… 핀테크 기업들, 일괄 도입 않는 까닭은?
  • 류정현 기자
  • 승인 2019.12.2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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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보다 안정성... 조회·이체 API 일괄 도입 않고 선별적으로 적용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융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에 참석해 토스 부스를 방문, 오픈뱅킹 서비스 시연을 보고 있다.

앱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지난 18일 전면 시행된 가운데, 토스·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대표 기업들은 오픈뱅킹을 일괄 도입하지 않고 필요한 기능이나 금융사에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조회·송금서비스의 안정성을 고려해 향후 순차적으로 오픈뱅킹 확대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20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샐러드·카카오페이 등은 오픈뱅킹의 4개 조회 API와 2개 이체 API를 특정 기능이나 제휴 금융사에 선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오픈뱅킹은 은행들이 잔액·거래명세·계좌실명·송금인정보 등 4가지 조회 API와 출금·입금 이체 API를 오픈뱅킹 참여기관에 저렴한 수수료(30원 또는 50원, 출금이체 기준)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국민은행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신한은행 앱이나 토스, 뱅크샐러드 앱에서 국민은행 계좌 잔액을 조회하거나 송금할 수 있다.

다만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레이니스트) 등 이미 규모를 갖춘 핀테크 기업들은 상당한 규모로 이체(펌뱅킹, 기업의 호스트 컴퓨터와 금융기관의 서버를 전용회선 등으로 연결)와 조회(스크래핑, 시스템이나 웹사이트에 있는 데이터 중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가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용 절감 등 효용성은 있으나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핀테크 기업과 같이 인프라의 유용성이 크지는 않은 셈이다.

스크래핑에도 일부 운영비가 들지만 조회 API로 은행 계좌 정보를 불러올 경우 은행에 건당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조회API 수수료는 기본비용 기준 잔액 10원, 거래명세 30원, 계좌실명 50원, 송금인정보 50원 등이다. 

토스는 지난 18일부터 이체 서비스만 기존 펌뱅킹 방식에서 오픈뱅킹으로 전환했다. 펌뱅킹은 이체 건당 400~500원의 수수료가 들지만 오픈뱅킹은 10분의 1 수준이다. 토스의 거래 규모가 월 4조원에 달하는 만큼 오픈뱅킹으로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토스 관계자는 "우선 이체부터 안정화해놓고 조회 API 적용을 검토할 것"이라며 "한 번에 바꾸기보다는 안정성을 위해 순차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픈뱅킹 조회 API를 이용하면 다른 은행의 펀드 계좌까지 조회할 수 있지만, 현재 토스에서는 예·적금 정보만 확인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투자계좌까지 스크래핑하는 것은 별도 개발이 필요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오픈뱅킹 전면시행에 발맞춰 '페이머니'를 충전할 때 출금이체 API를 적용하고 있다. 금융자산 통합조회는 기존대로 스크래핑을 이용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사용자가 3000만명에 달하다보니 우선 오픈뱅킹 안정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당장 사용자들이 체감할 변화는 없겠지만 편의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모두 오픈뱅킹을 통해 이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아직 무료송금 횟수(월 10회) 증가 등의 계획은 없다. 양사 모두 절감한 비용을 모든 소비자의 혜택으로 돌려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산관리 앱인 뱅크샐러드도 오픈뱅킹 시행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이체 API는 도입하지 않고, 조회 API 역시 기존에 스크래핑 방식으로 연동되지 않았던 카카오뱅크에만 적용한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우선 카카오뱅크 연동을 원하던 고객들이 많아 오픈뱅킹을 우선 적용한다"며 "이번 주중 업데이트가 되면 핀테크 기업 중 처음으로 모든 1금융권과 연동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은행들에 대해선 이미 안정화한 스크래핑 방식을 유지한다. 

이 관계자는 "송금의 경우 이미 존재하는 비슷비슷한 송금을 도입하기보다 고객 만족도를 높일 만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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