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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PEOPLE/염길정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PEOPLE/염길정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1.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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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호

시인 데뷔한 전 국회의원 염길정

"정지도 시처럼 예술적으로 한다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겁니다"

전 언론인이자 11, 12대 국회의원을 지낸 염길정씨(53세)가 '문학세계'를 통해 시단에 데뷔,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언론인, 정치인 등으로 시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던 그가, 지천명 한다는 나이 50이 넘어 비로소 문학의 길에 들어선 까닭은 무엇일까?

1991년 1월호 -PEOPLE/염길정
1991년 1월호 -PEOPLE/염길정

 

'커다란 불덩이가/ 활화산으로 변한 듯/ 솟아오르는/ 햇덩이/ 저 눈부심./ 온 나라/ 진홍빛으로 물들고/ 극광처럼 찬란하게 변한다.// 보아라/ 조물주의 힘겨운 몸부림으로/ 세공보석의 화신이 된 암벽행렬/ 비취빛 고운 물결 위에/ 온 누리를 지키려/ 튼튼히 쌓아올린 해성을.···(중략)···

이제 다시/ 동해에 와서/ 어둠보다 더 깊은/ 참회의 시간을 가져야 하리.// 꿈도 절망도 다 털어 버리고/ 무심하게 철썩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다시/ 옷깃을 여미고/ 많은 신령들께 읍한다··· (동녘바다에서 中)

만약 정치인이 예술에 관심을 갖거나 문인이 된다면-. 그러면 정치가 예술과 가까워져 좀더 조화롭고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이러한 가정에 대한 결론은 아직 섣불리 내릴 수가 없다. 지금까지 그런 예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은 염길정씨를 통해서 그것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다음 14대 국회에 그가 진출하리라는 확실한 보장은 없지만, 만약 등원하게 된다면 시인으로 등단한 국회의원의 정치스타일은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민정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발한 정치활동을 벌였던 염길정씨는 13대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정치적으로 쓰라린 경험을 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정치인의 심정. 그러나 그는 그 '낙천적'으로 뒤바꿈으로써 재충전의 기회를 마련한다. 

"국회의원으로 정신없이 앞만 보고 뛰다가 하루아침에 할일 없는 사람이 되고보니 한편 암담하더군요. 그렇지만 마음을 편하게 가지니까 그처험 평화로운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는 일과 사람에 파묻혀 지내느라 하지 못했던 일들을 차근차근 정리했다. 

먼저 운전면허를 따고 서예를 익히며 컴퓨터도 공부했다.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도 닥치는대로 읽어댔다. 시작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럽게 되찾은 과거 문학도 시절의 빛바랜 꿈이었다.

염씨는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자기 본연의 자세로 살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뭔가 모색할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한 느낌'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막상 정치현장을 떠나서 바라보니 정치할 때는 안보이던 것이 보이고, 정치할 때 안들리던 것이 들이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겁니다. 지에게는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지요"

50대에 들어서서 비로소 문학의 깊은 세계를 맛보게 됐다고 그는 기뻐한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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