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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12·16 부동산 대책 먹히나 … 고가 아파트 거래비중 줄어
고강도 12·16 부동산 대책 먹히나 … 고가 아파트 거래비중 줄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12.31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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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구입 자금줄인 대출 규제에 촛점을 맞춘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하던 고가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16 대책이 발표된 이후 이달 17일부터 현재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 신고 건은 총 334건(29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주택거래 신고 기한이 60일이어서 신고 건은 향후 더 늘어나겠지만, 현재 신고 건을 통해 대책 후 시장 분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

대책 이후 실거래 내역을 분석해보면,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하던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번에 대출 규제가 강화된 9억원 초과 아파트는 62건으로 전체 거래의 18.6%에 그쳤다. 직전 3개월 평균(29.8%)보다 10%포인트(p) 이상 감소한 것이다.

거래량 집계가 거의 마무리된 10월 신고 건을 보면 당시 서울에선 총 1만1503건의 아파트가 거래됐는데, 이 중 9억원 초과 아파트는 3505건으로 전체의 30.5%를 차지했다. 앞선 9월에는 총 7000건 중 9억원 초과가 2190건으로 약 3분의 1(31.3%)에 달했다. 집계 중반을 넘긴 11월에도 9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20%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대출이 완전히 막힌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도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대책 이후 현재까지 15억원 초과 아파트 신고 건은 19건으로 전체(334건)의 5.7%에 불과하다. 직전 3개월 평균 거래 비중(10.9%)의 절반 수준이다.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10월 1275건이 거래돼 전체(1만1503건)의 11.1%, 9월엔 895건이 거래돼 전체(7000건)의 12.8%를 차지했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달 초까지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그중에서도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매달 전체 거래의 10% 이상을 기록하며 과열을 주도했다. 초고가 아파트가 신고가를 기록하면 그 밖의 단지들이 '갭메우기'(단지 간 시세를 좁혀가며 추격매수를 이어가는 것)를 하며 따라 올랐다.

정부는 이에 12·16 부동산 대책에서 초고가 아파트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보고 강도 높은 규제를 가했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을 줄이고,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아예 대출을 막았다. 또 자금조달 증빙서류 제출을 의무화해 편법·불법 증여의 진입이 어려워지도록 했다. 이어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최대 80%까지 올려 보유세마저 높였다.

현재까지 신고된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종전 호가 보다 최대 1억~2억원 가량 떨어져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도곡동 렉슬 아파트 전용면적 84㎡ 주택형은 지난 23일 직전 최고 거래가(24억8000만원)보다 낮은 2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99㎡도 23일 종전 최고가(28억원)와 호가(29억원 이상) 보다 낮은 27억원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줄어들면서 고공행진하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로 전주(0.2%)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5%로 전주(0.23%)보다 0.08%포인트(p) 둔화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그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사실상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가 견인해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고가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고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 중저가 아파트 단지들도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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