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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꼬마 동화작가 전이수 엄마의 창의 육아법
제주도 꼬마 동화작가 전이수 엄마의 창의 육아법
  • 송혜란 기자
  • 승인 2020.01.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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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네 가족
이수네 가족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꼬마 동화 작가, 전이수. TV에도 여러 번 나온 그의 작품은 어른이 봐도 놀랄만한 깊이를 자랑하는데….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은 그의 외모와 말투, 어린이답지 않은 사고방식이다. 무엇이 그를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 것일까? 이수네 엄마, 김나윤 씨의 육아법에서 힌트를 찾았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 누구든 첫눈에 그를 보면 여자아이라고 생각할 터. 그러나 이수는 듬직한 남자아이다. 머리는 항암 치료로 모발이 빠진 소아암 환자를 위한 가발을 만들어주는 단체에 기부하고자 기르고 있는 것.

반말과 존댓말
 

 

또한 그는 처음 만난 어른에게 반말을 한다. 한국은 예의를 중시하고 어른에게 존댓말을 하는 문화라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기엔 이수네 엄마만의 특별한 교육 철학이 자리해 있다.

이수뿐 아니라 그의 동생 우태도 존댓말을 쓰지 않는다. 아이들이 솔직한 사람으로 컸으면 하는 김 씨의 바람 때문이다. 존댓말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하게 될 것인데 당장 자기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더 염려한다면 아이들이 눈치를 보거나 솔직하지 못한 사람으로 자랄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에 적었다.

아이들이 진짜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생길 때 스스로 존댓말을 시작할 것이라는 엄마의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보인다. 실제로 이수네 엄마는 언제부터 이수가 서서히 존댓말을 하고 있다는 데 큰 기쁨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기다려야 크는 아이들
 

 

역시 아이들은 어른들의 ‘기다림’이 필요한 것일까? 어릴 적 어떤 추억을 쌓았느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달라진다. 자유롭게 뛰어놀며 그려온 꿈, 진흙 냄새, 함께 지내던 사랑스러운 친구들과 하루하루 일어나는 많은 일들 속에서 느끼고 배우는 숨은 보물들은 아이를 성장시키고 나아가게 한다.

이에 이수네 엄마도 자녀들을 그렇게 키우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가 이른 걱정과 바람, 기대로 아이의 인생 그림을 대신 그리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놀면서 배우며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다가 자기만의 삶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부모라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커갈 수 있도록 지켜보고,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TV 대신 책

이수네 집엔 TV가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신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과 접하는 시간이 많다. 특히 이수네 엄마는 책 읽어주는 여자! 그녀는 괜찮은 책을 선정해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대화를 통해 서로 생각을 나눈다.

책은 아이들의 나이에 걸맞은 육아, 어린이류로 분류해 선택하기도 하지만, 감 씨는 수필이나 소설, 철학, 자서전까지 아이들과 함께 읽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고 할지라도 아이들은 각자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해할 것이고, 또 이해하고 싶은 수준까지 질문할 것이므로.

남자아이인 이수가 머리를 길러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해야겠다는 기특한 생각을 한 것도 바로 이러한 독서 문화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김영사 제공 참고 도서 <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김나윤 지음, 김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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