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손수건 달고 입학한 그 해 어느 비 많이 온 날
하교길 작은 징금다리 도랑에 물이 불어 있더군
이 급류를 건너지 않으면 다리가 있는 길로 멀리 돌아가야 되었지
겁이 났지만 나는 여자아이들 보란듯이 그 물을 헤쳐 건넜어
집에 돌아와 저녁 밥상머리에서 벼르던 그 무용담을 꺼냈지
그러나 아버지는 무서운 눈으로 야단을 치시더군
용감한 아들은 억울해서 울었어, 어머니는 달래고
그로부터 사십 년
기후도 늙었는지 일월에 장마가 지네
광화문 상공으로 그리운 그 옛날의 것들이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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