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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김남도씨의 초상'
김도형의 풍경 '김남도씨의 초상'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1.16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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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고성 경남, 1983'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고성 경남, 1983' (인스타그램: photoly7)

 

어제 얘기했던 김남도씨 스토리 좀 더 이어갈게

삼백밀리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그 비가 얼마나 큰 비인지 몰랐어

내가 살던 마을은 큰 산밑에 있었지

밤에 내리기 시작한 비가 산을 적시고 그 물이 마을 도랑을 넘어서 찻길까지 휩쓸었고 급기야 안방의 스텐레스 밥그릇이 떠다닐 정도였지

기습적으로 수재민으로 처지가 바뀐 우리는 물에 젖으면 안되는 세간살이를 옮기느라 법석을 떨었는데 나는 당연히 아랫방 앉은뱅이 책상 서랍에 넣어둔 필름! 필름!을 챙겼지만 이미 늦었어

물에 젖은 네가티브를 급히 헝겁으로 닦고 말려보았지만 물얼룩이 져서 쓸 수없는 것이 대부분이었지

창작열에 불타서 50씨씨 오토바이를 타고 산천을 누비며 찍은 필름들이었는데 머피의 법칙이 이럴때 쓰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좋은 사진들만 잃었어

어제 얘기한 김남도씨 새벽 소몰이 컨셉사진도 그때 잃었어

어제 실로 오랜만에 그 옛날에 찍은 네가티브를 찾아보았지

아! 너무나 고맙게도 김남도씨의 포트레이트는 살아있더군

우리 가게 앞 승차대기실 앞에서 찍은 사진인듯 한데 마치 생전의 아저씨를 만난듯 했지

연세가 들었을때의 모습인데 많이 야위셨네

어디서 군복을 구해서 저렇게 입고 계실꼬

젊은 날 단벌 가다마이 입고 나서면 그 큰키에 한 인물 하시던 분이었는데

세월이 흘러 그 분도 가시고 나도 나이를 이나마 먹었네

마을사람들이 '법부'라 불렀던 벙어리 김남도씨

평생을 홀로 살며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던 분

사진속의 그 김남도씨가 꼬마때 나를 보던 눈빛으로 안부를 묻네

"네 저 잘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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