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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01
[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01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1.20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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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고성 경남, 1983'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고성 경남, 1982' (인스타그램: photoly7)

 

[얼마전 인스타그램에 내가 사진 초보시절에 찍은 고향사진 몇 장을 올리고 그 사진에 대한 감상을 글로 풀어내 보았더니 반응이 좋아서 아예 내 사진과 인생에 관한 글을 연재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인스타그램 계정과 동시에 진행되는 에세이 그 첫번째 이야기.]

 

경남 고성군 거류면 가려리

내고향 마을은 뒤로 큰산이 있고 앞으로는 넓은 들과 그 들을 가로지르는 개천이 있어

위사진은 내가 커서 찍은 것이지만 이야기는 내가 저 아이들만 할 때부터 시작돼

우리들에겐 여름과 겨울 그 어느 것이라도 신나지 않은 계절이 없었지

마을에서 산비탈을 돌아 오리보다는 멀고 십리보다는 가까운 곳에 학교가 있었는데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달려가는 곳은 개천이었지

여름에는 그곳에 물놀이가 있었고 겨울에는 그곳에 썰매놀이가 있었어

여름이면 외양간의 소를 몰고나가 둑에 말뚝을 박아 풀을 뜯기고 바로 물에 풍덩빠져 해질때까지 놀았지

겨울에는저 천이 꽁꽁얼었어
지금이 2020년 1월인데 서울에 얼음구경하기 힘드네

온난화의 기습이 무섭긴 하군

여하간 내고향은 남쪽 끝자락에 있었지만 겨울되면 꽁꽁얼었어

앉은뱅이 썰매아냐
우리의 썰매는 안락함 보다는 철저히 스피드를 추구했지

즉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타는 썰매가 아니라 발 두쪽만 겨우 얹을 수 있을 크기의 썰매에 스틱도 엄청 길었어

썰매에 올라가 반쯤 선채로 힘차게 얼음을 지치면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못지않은 속도가 났지

여름이면 그해의 수영왕
겨울이면 썰매왕이 가려지는데 내 성적은 나쁘지 않았어

누구하나 다름없이 흰 쌍방울 팬티를 입고 놀다가 땅거미가 지면 밥하고 쇠죽쑤는 연기가 자욱한 마을로 우리는 소를 몰고 돌아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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