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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투자자들 법적대응 격화…판매사들 "우리도 피해자" 고소 채비
라임 투자자들 법적대응 격화…판매사들 "우리도 피해자" 고소 채비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1.2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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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연기 사태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판매사들을 줄줄이 고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판매사와의 계약 자체를 취소해 투자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도 준비 중이다. 판매사들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다음달 중 이번 사태의 윤곽이 드러나면 라임운용을 고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장 먼저 법적 대응에 나선 곳은 증권 집단소송 전문 법무법인인 한누리다. 한누리는 라임운용의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가 자금이 묶인 투자자 3명을 대리해 지난 10일 라임운용과 판매사인 신한금투·우리은행 소속의 관계자들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당시 한누리 측은 "2018년 11월쯤 해외 무역금융펀드에서 환매 중단 등의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이는 공표되지 않았다. 모(母)펀드 및 무역금융펀드가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것처럼 속였다"며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의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법무법인 광화는 한누리와 별도로 해외 무역금융펀드 관련 고소인을 모집 중이다. 당초 모집 기한은 25일이었는데, 고소인을 더 모으기 위해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누리처럼 신한금투와 우리은행 등 판매사가 고소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화는 판매사 중 1곳인 대신증권 고소인도 모집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라임운용 펀드를 개인 투자자에게 692억원어치 판매했다. 이 중 500억원 상당이 서울 서초구 반포 WM센터에서 집중 판매됐다. 한 지점에서 이처럼 펀드가 집중적으로 팔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반포 WM센터장과 라인운용 관계자의 두터운 친분이 영향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광화 측은 "대신증권은 2017년 라임운용이 만든 펀드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판매금지 방침을 세웠으나, 대신증권 반포지점만 예외적으로 계속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광화는 오는 30일까지 고소인을 모집한 뒤 다음달 중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누리는 판매사를 상대로 펀드 판매 계약 자체를 취소하고 펀드 투자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도 추진하고 있다. 대상 판매사는 우리은행·신한금투·신한은행·하나은행·대신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신영증권·유안타증권 등이다. 소송은 최소 2~3년, 길게는 4~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송성현 한누리 변호사는 "1월 중 소송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삼일회계법인의 회계실사 결과를 확인한 뒤 진행하자는 의뢰인들이 일부 있어 이를 지켜보기로 했다"며 "2월 중 회계실사 결과와 금융감독원의 중간 검사결과가 나오면 투자자들도 법적 대응의 방향을 확실히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라임운용 펀드 투자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판매 은행이 아니라, 자신에게 라임운용 펀드 상품을 판매한 은행 소속 프라이빗뱅커(PB)에 대해 사기 등 혐의로 고소를 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 등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판매사들이 자신들도 이번 사태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라임운용에 대한 고소 등 법적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16개 판매사로 구성된 공동대응단의 한 관계자는 "라임운용의 사기성이 드러나면 무조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면서 "가장 많은 상품을 판매한 신한은행은 추가 환매 연기 가능성이 제기된 '크레딧 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CI)와 관련한 법적 대응을 별도로 한다는 방침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은 지난 13일 라임운용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법무부가 합수단을 폐지하기로 한 만큼, 검찰은 추후 이 사건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2부로 재배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국내 사모펀드 업계 1위인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당분간 돌려주기 어렵다고 선언하면서 촉발됐다. 발이 묶인 투자금은 약 1조6000억원이다. 삼일회계법인이 진행 중인 회계실사 결과는 다음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나온다. 라임운용은 실사 결과가 나오면 펀드별 상환일정을 각각 1개월 이내에 안내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실사 결과가 나오면 자체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라임운용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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