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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12
[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12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2.03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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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용유도 인천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용유도 인천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졸업시즌이 돌아왔네
졸업식 하면 또 할말이 많지

내가 초등학교 오학년 때 육학년 졸업식 송사를 맡게 되었어

선생님께 송사의 내용을 전달받고 수십번을 읽으며 연습했지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이라 잘 읽기만 하면 되었는데 날짜가 다가오자 점점 긴장되기 시작했어

긴장을 물리칠 최선의 방법은 연습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했지

그런데 그게 송사잖아

선배를 보내는 후배가 석별의 정을 구구절절 표하는 것인데 너무 책 읽듯 해도 될일이 아니라는 것이 어린 소견에도 느껴지더군

나름대로 목소리에 감정을 담아 연습했지

그 전 해 졸업식에서 송사를 읽을때 졸업생 누나들이 여기저기서 훌쩍거렸어

그 순간 식장 분위기가 이별의 슬픔과 아쉬움으로 달아올랐지

모름지기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송사낭독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중대한 일을 내가 맡은거지

드디어 졸업식 날이 되어 내가 송사를 할 차례가 되었어

마이크 앞에 섰는데 이상하게도 떨리지는 않더군

연습한대로, 슬픈 어조로, 송사를 무사히 마쳤어

그런데 이게 왠 일
그 어디에서고 훌쩍이는 소리가 없는거야

분위기가 작년하고 달라도 너무 달랐지

송사 흥행에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실망스러웠어

그 날 내 송사를 듣고 식장을 벗어나 뿔뿔이 흩어진 형과 누나들 잘 살고 있나요

졸업식 노래 가사처럼 냇물이 바다에서 다시 만나듯 우리 다시 한 번 만나요

제가 이번에는 송사 대신 요즘 나날이 실력이 늘어가고 있는 통기타 아르페지오 연주로 졸업식 노래 들려드릴께요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 잘하며
우리들도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오늘따라 노을이 어찌 저리 고울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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