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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14
[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14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2.03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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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고성 경남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고성 경남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초등학교 6년동안 기억에 남지 않은 선생님이 없지만 유독 육학년때 담임선생님의 기억이 많아

코가 커서 코쟁이 라는 별명이 붙었던 선생님은 인자하시고 학생들 가르침에 아주 열심이셨지

그런데 모든 것이 좋은데 딱 하나 흠이 있으셨어

그것은 바로 풍금을 못치는 거였어

학교에 풍금이라곤 딱 한 대 밖에 없어서 다음 수업이 음악이면 다른반에 있는 풍금을 가져와야 되는데 우리반은 음악수업 시간에 풍금을 가져다 놓을 필요가 없었지

육학년은 총 두개 반 밖에 없었는데 난 2반 이었어

1반 선생님은 우리 선생님 보다 연세도 많았는데 풍금연주를 잘하셨어

초등학교 육학년이면 아직 개구장이들 이잖아

그런데 특이하게도 바로 옆 1반의 학생들이 풍금 반주에 노래를 배우는 음악시간이면 그렇게 산만하던 아이들이 쥐죽은듯 조용한거야

이제와 생각해 보니 아마 1반 아이들이 부러워서 침묵시위?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

아니면 속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던지

선생님인들 속이 편하셨겠어

1반 음악수업시간 내내 어둡던 선생님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

하루는 우리 선생님이 휴가를 내셔서 자습을 하고 있던 중에 1반 선생님이 둘러보러 오셨어

그때 벌어진 한토막 에피소드가 있지

무슨 말끝에 선생님이 언론의 세가지 종류가 무엇인지 질문을 하셨는데 나는 조금의 지체도 없이 신문 방송 통신이라 대답했어

조금 놀라는 표정의 선생님은 역시 2반 선생님이 잘 가르쳐서 학생들이 똑똑하군 하셨지

나는 속으로
'암요 우리 선생님은 풍금만 못치지 얼마나 공부를 잘 가르치시는데요'
라고 대답했어

사진은 내 고향의 풍경이야

바다 건너 산밑에 내가 다닌 학교가 있어

쉭쉭 풍금 발판 구르는 소리와 노래가 들려오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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