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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묻을라"… 승강기 버튼도, 악수도 팔꿈치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묻을라"… 승강기 버튼도, 악수도 팔꿈치로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2.07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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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어난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보인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박모씨(31)는 요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 꺼림칙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손이 많이 타는 승강기 버튼을 누를 때 혹시나 바이러스가 손에 묻지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이다. 박씨는 손가락 대신 팔꿈치를 이용하거나 휴대전화 모서리로 버튼을 누른다.

7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박씨와 같은 사례처럼 다중이용시설에 있는 문 손잡이나 엘리베이터 버튼 등을 손으로 직접 만지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물건을 만질 땐 곧바로 손을 씻거나 손 세정제를 이용하는 등 개인 위생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역무원으로 일하는 김모씨(29)는 유동인구가 많은 근무장소 특성상 문 손잡이를 만진 뒤에는 꼭 손을 씻는다고 대답했다. 그는 "평소에도 위생에 신경쓰는 편인데 신종 코로나가 유행 중이다보니 더 손을 자주 씻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 항공사에 재직 중인 이모씨(33)의 시름도 깊다. 그는 "공항으로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휴대용 손세정제를 꼭 들고 다닌다"며 "무언가를 만지고 난 뒤에는 항상 세정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거주하는 회사원 오모씨(32)는 "서류에도 바이러스가 있을 것 같아서 면장갑을 끼거나 골무를 끼고 일한다"며 "골무는 사용하다가 더러워지면 즉시 폐기한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회사에 다니는 황모씨(31)는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땐 꼭 마스크의 겉면만 만진다고 대답했다. 황씨는 "괜히 입에 닿는 부분을 내 손으로 만졌다가 바이러스가 묻을 것 같아서 바깥 부분만 만진다"며 "얼마 전엔 회사에서 감기 걸린 선배와 밥을 먹는데 휴대전화를 탁자 위에 올려두고 치우질 않더라. 휴대전화에 세균이 많다고 들어 내가 손으로 치우고 화장실 가서 바로 손을 씻었다"고 말했다.

한국방역협회 서울시지회 방역봉사단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평화시장 1500여 상가에 대한 방역작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중국 광저우에서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집 출입문 손잡이에서 바이러스의 핵산이 발견돼 손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가 주로 비말(침방울)로 전파되지만 사람의 손이 자주 닿는 문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휴대전화, 컴퓨터 자판 등에 바이러스가 묻어있다면 간접 접촉을 통한 감염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학계의 공식적인 연구결과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적당한 습도와 온도가 유지된다면 외부에 노출된 상태에서도 며칠 정도는 살아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 때 병원의 에어컨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든지 이런 사례를 보면, 조건만 맞는다면 바이러스가 외부 환경에서도 일정 기간 살아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태영 경희대 예방의학 교수 역시 "바이러스가 묻은 물체가 매개체가 돼 감염이 될 확률은 크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이 바이러스 확산의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악수가 필수인 정치권에선 손 대신 팔꿈치를 맞대거나 목례로 인사를 대신하는 모습도 자주 포착된다.

전날(6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 예방 차원으로 등교하는 어린이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준 뒤 손 대신 팔꿈치 접촉으로 악수를 대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최선의 예방책은 손씻기다. 질병관리본부는 손을 씻을 땐 비누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는 예방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천 교수는 "오염된 손으로 눈이나 코를 만지지 말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우리가 자주 만지는 휴대전화, 키보드 등을 주기적으로 소독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일반 감기의 예방 수칙에서 손씻기가 강조되듯이 신종 코로나의 경우도 손씻기가 가장 기본적인 예방책"이라며 "다중이용시설에서 물건을 만지거나 외출하고 돌아왔을 시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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