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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개그우먼 안소미, 왜 15개월 딸 로아 업고 ‘개콘’ 무대 섰나
[인간극장] 개그우먼 안소미, 왜 15개월 딸 로아 업고 ‘개콘’ 무대 섰나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2.10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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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이겨라 안소미’
KBS 인간극장 ‘이겨라 안소미’

이번주(10일~14일) KBS 1TV <인간극장>은 ‘이겨라  안소미’ 5부작이 방송된다.

어느 날 15개월 된 딸을 업고 무대에 등장한 11년차 개그우먼 안소미(31) 씨. 그녀는 왜 아기를 업고 무대에 올랐을까?

3년 전, 친구들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안소미 씨와 김우혁(31) 씨. 1년간의 뜨거운 연애를 하고 결혼한 그해 가을, 천사 같은 딸 로아가 태어났다. 그리고 살림의 왕, 남편 우혁 씨의 내조 덕분에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종일 아빠와 붙어 있어도 엄마를 찾는 로아. 그렇게 시작된 방송국 출입으로 어쩌다 소미 씨와 무대에 서더니, 어느새 로아는 개그콘서트에서는 유명인사! 그 사연을 들어보자.

KBS 인간극장 ‘이겨라 안소미’
KBS 인간극장 ‘이겨라 안소미’

아기를 업고 무대에 선 개그우먼 안소미

“결혼 후에 유부녀 되고 아침에도 집안 일하고 점심에도 집안 일하고 저녁에도 집안 일하면?” “안 심심하지!”

KBS 장수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어느 날, 그 무대에 아기를 업고 나와 생활 육아 개그를 선보인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방송경력 11년 차 개그우먼 안소미(31)다. 그녀가 15개월 된 아기를 업고 무대에 나온 이유는 뭘까?

3년 전, 친구들과의 우연한 모임에서 인연이 된 안소미 씨와 김우혁(31) 씨.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이 된 후, 열렬한 연애 끝에 1년 만에 결혼하고, 그해 가을 금쪽같은 딸 로아(3)를 얻었다.

만삭 때까지도 무대에 올랐던 소미 씨, 갓난아기를 맡길 곳이 마땅히 없었고 베이비시터도 구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고 싶지도 않았다. 젊은 부부의 현실적인 고민이 시작되고 마침내 우혁 씨는 결단을 내렸다.

바로 다니던 제철소를 그만두고 스스로 살림과 육아를 맡기로 한 것. 아내와 아기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백일도 안된 아기는 엄마와 떨어지면 자지러지듯이 울었다. 우혁 씨가 어르고 달래고 안고, 업고 다 해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아기를 안고 방송국으로 뛰어올 수밖에 없었다는데….

아내의 직장에 오는 것이 눈치 보였던 우혁 씨와는 달리 흥 많은 개그맨 이모 삼촌들 속에서 로아는 단번에 귀여움을 독차지했고 오히려 지친 개그맨들에게 힘을 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러던 차에 어쩌다 무대까지 올라가게 된 로아는 개그콘서트의 최연소 출연자가 됐다. 엄마를 닮았는지 울기는커녕 팬 서비스로 손까지 흔드는 여유까지…. 세 식구의 방송국 출근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KBS 인간극장 ‘이겨라 안소미’
KBS 인간극장 ‘이겨라 안소미’

내 남편은 내조의 왕

살림남이 된 지 2년째인 우혁 씨. ‘주부’라는 이름이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원래 ‘돈은 남자가 벌어오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우혁 씨. 육아 1년 차에는 육아 스트레스로 탈모까지 생길 정도였다는데….

마트에서 기저귀라도 갈라치면, 엄마들 틈에서 왠지 불편하고 남자 화장실에는 아이를 앉힐 곳도 없어 아이를 업고 볼일을 봐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겪었다.그렇게 온종일 함께 있는데도, 엄마만 찾는 로아 때문에 초보 아빠는 애를 먹었다고….

글로 배운 육아인지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자신만의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15개월 딸과 초보 아빠는 그런대로 잘 어울리는 단짝이 됐다. 성격이 꼼꼼해 살림꾼, 아내 입맛에 맞는 콩밥에 김치찜에 음식도 예쁘게 차려내고 힘 좋은 아빠라 로아를 씻기는 일도 척척! 하지만 육아와 살림에 지칠 때면 괜히 혼자서 꽁해질 때도 있다는데…

◆ 나의 사랑, 나의 가족

우혁 씨와의 결혼과 함께 외롭던 소미 씨의 인생엔 든든한 울타리가 생겼다. 손녀 로아를 예뻐해서 시간이 날 때면, 당진에서 한달음에 달려 와주시는 시부모님. 그 덕에 육아를 도맡던 우혁 씨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가족이 되려 했던 걸까? 시어머니는 소미 씨의 활달함 속에서 외로움을 알아차렸고  외롭던 소미 씨에게 따뜻한 엄마가 되어주었다. 당진 사람 우혁 씨를 만나 따뜻한 시부모님을 만나고 작년부터는 당진시 홍보대사까지 맡게 된 ‘당진 며느리’다.

마을회관에 찾아가자, 어렸을 때부터 우혁 씨를 봐온 동네 어르신들은 친손녀 보듯 로아를 귀여워 해주신다. 서른한 살 인생 중에 가장 잘한 것이 있다면 ‘개그맨이 된 것’과 ‘우혁과 결혼한 것’이라고 소미 씨는 언제나 당당하게 말한다.

KBS 인간극장 ‘이겨라 안소미’
KBS 인간극장 ‘이겨라 안소미’

◆ 이겨라 안소미

한창 일하던 시기에 결혼하고 출산을 하느라 사실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부부. 오랜만에 짬을 내어 대천해수욕장으로 짧은 여행을 가는데…. 사실 이곳은, 소미 씨의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밝고 활달한 성격에 사랑받고 자랐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일곱 살 때부터 열여덟 살까지 할머니와 대천해수욕장에서 폭죽장사를 했다. 놀림을 받으면서도 추운 해수욕장에서 할머니를 돕던 어린 소녀는 이제 남편의 손을 잡고 유년의 바다를 찾아왔다. 오랜 세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며 장사를 해온 노부부는 고사리손으로 할머니와 폭죽을 팔던 어린 시절의 소미를 기억하고 있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 그 인생의 파고를 “이길 거야”라는 자신만의 주문을 외우며 견뎌낸 소미 씨. 그 시간이 쌓여서 이제는 웬만한 건 다 이겨낼 수 있는 인생의 내공이 쌓였다. 영하의 한파도,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면서 온몸에 멍이 들어도 소미 씨는 자신만의 주문을 외운다. “이길 거야!”

서른한 살, 안소미의 인생은 더는 외롭지도 아프지도 않다. 소중한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무대에 오르는 소미 씨. 오늘도 힘차게 살아가는 그녀를 응원한다. “이겨라  안소미”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이겨라 안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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