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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산고 학부모들 '유튜브' 생중계로 졸업식 지켜봐
부산 영산고 학부모들 '유튜브' 생중계로 졸업식 지켜봐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2.11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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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산고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산 예방을 위해 강당 졸업식을 취소 후 유튜브로 졸업식을 생중계하는 소규모 졸업식을 열고 있다.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산고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산 예방을 위해 강당 졸업식을 취소 후 유튜브로 졸업식을 생중계하는 소규모 졸업식을 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졸업식장 학부모 참석이 제한된 가운데 부산의 한 고등학교가 졸업식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했다. 

11일 오전 10시30분쯤 부산 해운대구 영산고등학교 C동 건물 1층 회의실에서는 제44회 졸업식을 유튜브로 중계하기 위한 최신형 휴대전화와 장비가 설치됐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 조치로 인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학부모들과 졸업생 가족들이 간이 의자에 앉아 유튜브로 중계되는 졸업식을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아내와 남편이 큰아들의 졸업식을 유튜브 화면으로 지켜보는가하면,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앉아 손녀와 딸의 졸업식을 휴대폰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함께했다. 

박혜순씨(43·여)는 "딸 졸업식을 같은 장소에서 보면 좋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유튜브로 볼 수 있어 특이하고 새로운 경험인 것 같다"며 "3년동안 우리 딸이 고생을 참 많이 했는데 이렇게라도 함께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만 아니면 얼굴을 직접보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박수도 쳐주고 싶었다. 그 부분이 참 아쉽다"고 했다.

큰아들 졸업식이라 더 애틋했던 임정순씨(47·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졸업식에 아예 참석을 못하는 줄 알고 걱정을 많이 했다"며 "학교가 졸업식을 유튜브로 중계하기로 해서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임씨의 남편인 이명철씨(46)도 운동장에서만 아들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아무래도 좀 답답하죠"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예전처럼 졸업식이 활기차거나 설레는 분위기가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조촐해진 상황이 아쉽지만 유튜브 중계를 보니 또 색다른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며 "(아들이)이제까지 잘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해갈거라 믿는다"고 응원을 보냈다.

이날 고3 졸업생들도 학교 대강당이나 운동장 대신 각 반 교실에 앉아 TV를 통해 회의실에서 간단히 진행되는 졸업식을 시청했다.

졸업식을 마치고 교실을 나선 정준영 학생(18)은 "지난해에는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영산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졸업식을 해서 부러웠는데 이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반 교실에서만 졸업식이 이뤄지고 부모님들도 교실 안으로 못들어오시니까 살짝 마음이 아프다"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졸업해서 기분이 좋다"고 아쉬운듯 미소를 지었다.

김보혜 학생(18)도 "밖에서 친구들과 다함께 졸업식을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며 "부모님께서 직장때문에 졸업식에 못오셨는데 유튜브 중계로 볼 수 있다고 어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또 "대학에서는 호텔경영학 전공을 선택했는데 고등학교 때보다 더욱 책임감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영산고에서는 모두 143명이 졸업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인지 운동장에서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들과 가족들은 40여명 내외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백용규 영산고 교장은 "학부모들께서 자녀들이 졸업하는 모습을 많이 보고싶었을 것"이라며 "집에 계시거나 직장에 계신 학부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교실에 들어오지 못하고 운동장에서 기다려야하는 학부모들이 유튜브를 함께 시청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당에서 모든 학생들을 위로하고 축하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매우 아쉽다"며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자신의 일에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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