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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21
[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21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2.13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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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연재 포토에세이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인스타그램: photoly7)

 

출장을 왔어

지난주는 경부선 라인, 이번주는 전라선을 타고 내려와 지금 강진 마량포구의 등대모텔에 방을 잡았어

방이 열명은 잘 수 있을만큼 큰방인데 삼만원이라 해서 카드내기가 미안했어

나는 서울서 운전을 할때 오전 아홉시에서 열한시 사이에는 꼭 라디오를 들어

CBS 라디오에 좋은 음악방송이 많아

아홉시 부터 열한시 까지는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가 방송되지

나는 어릴때 부터 클래식에 목말라 했다고 하면 아무도 안믿겠지

70년대 중반 동네에 몇대 없는 티비가 우리 가게에 있었어

그래서 저녁이 되면 우리집에서 단체로 티비관람을 했지
 
그런데 어쩌다 소프라노가 노래하는 장면이 나오면 어른들은 문둥이 이앓는 소리 한다고 하며 채널을 돌려버렸지

나는 어렸어도 우리 가곡을 소프라노가 노래하면 듣기가 좋았는데 채널 선택권이 없었으니 어쩌겠어

오늘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에서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 헬기가 날아가는 장면에서 귀에 익었던 음악이 나왔는데 그게 바그너가 작곡한 '발퀴레의 기행' 이더군

그리고 매일 정각 열시에 우리 가곡 한 곡을 틀어주는데 나는 그 노래가 그렇게 좋아

서울 주파수여서 망향휴게소에 도착하니 지직거리더군
 
커피나 한 잔 사먹으려고 건물로 다가가는데 자동차 용품 파는 가게에서 신나는 트로트가 흐르고 있었지
 
관광버스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던 아주머니들이 그노래를 듣고 춤을 추더군

그걸 보고 노래의 장르에는 귀천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것이 클래식이든 트로트 뽕짝이든 듣는이가 즐거우면 그 음악이 그사람에게는 가장 가치가 있는 음악인거지

요즘 티비에 각종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많더군

사실 내가 원조 트로트 신동이야

또 구라친다고 생각하겠지만 얘기를 들어봐

내가 어릴때는 가끔씩 동네 콩쿨대회가 열렸어

가설무대에 백열전등 몇 개 밝히고 읍내에서 온 기타리스트가 어설픈 반주를 하는 소박하기 짝이 없는 노래자랑 대회였지

어른들이 참가하는 그 대회에 꼬마인 나는 노래를 한 곡 부를 수 있는 특권을 누렸어

왜 그럴 수 있었냐면 그 대회 찬조 목록에 우리 가게가 있었거든

아버지는 찬조금이 든 봉투를 꼭 내가 전달하게 했어

찬조를 전달하러 온 협찬사?의 아들을 그냥 돌려보내지는 못하지

그래서 노래를 하게 된건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어

아 글쎄 더 들어봐

위의 내 사진보다 좀 더 컷을때 얘기인데 그 때 유행하던 뽕짝 노래를 정말 멋지게 소화했지

단지 내가 꼬마라는 이유로 귀여워서 그런 갈채를 보낸게 아니었다고 나는 아직도 굳게 믿고 있어

세월이 흘러 내가 직장에 들어갔을때 나는 '광화문 템버린' 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노래방을 섭렵하고 다녔지

뻥이 아니라 나는 발라드 락 트로트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잘불러

그런데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은 유독 내 트로트에 열광했어

내가 락이나 발라드를 해도 뽕짝이나 하지 무슨 그런 노래를 부르냐는 식이었지

어쩌다 락이나 발라드를 해도 노래에 뽕삘이 난다고 말해서 난 좀 신경질이 났었어

김종서의 '대답없는 너'
이덕진의 '내가 아는 한가지'
조장혁의 '중독된 사랑'은 특히 잘해

위 곡 중 한 곡을 내가 노래하고 백명이 듣는다면 아마 백명중 절반은 내가 원곡 가수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하리라고 나는 확신해

내 노래 얘기를 하자면 끝이 없어

앞으로 재미나는 스토리 많이 나올거야

그 중에 부산 '소판돈가라오케' 얘기는 압권이야

재작년인가 강진 마량 앞바다에서 좋은 사진을 찍은 적이 있어서 일부러 여기에 숙소를 잡았는데 내일 아침에 비가 온다네

30초의 노출에 녹아드는 아름다운 아침 바다색을 담아보려 했는데 비가 온다니


이 모텔에서 한달만 살면서 사진찍고 글썼으면 좋겠네

오늘도 많이 떠들었네

주인 잘못 만나 고생하는 내 차도 잘자고

나도 잘자고

내 사랑하는 우리 인친들도 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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