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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28
[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28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2.19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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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연재 포토에세이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강화도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강화도 (인스타그램: photoly7)

 

한달 중에 오늘 즈음이 가장 마음이 힘들어

왜냐하면 이즈음에 실적 결산을 하거든

스멀스멀 다가오던 불안감이 정점에 이르는 날이지

나는 퇴근을 하면서 kbs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듣는데 매일 여섯시면 '전기현의 세상의 모든음악' 이 방송되지

진행자 이름이 전기한인지 전기현인지 들을때마다 헷갈려

내가 평소에 사투리로 말을 하니 귀도 사투리로 듣는지도 모르지

오래전에 다니던 회사가 파업을 한 적이 있었어

회사 로비에 모여 농성을 하는데 초청한 노동가요 가수가 마침 앞줄에 앉은 나를 지목하며 방금 배운 노래를 해보라는 거야

Why not?
씩씩하게 일어나 노래를 했지

'흔들리면 죽는다' 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대표적인 노동가요가 있어

배운대로 그노래 일절을 하고 마이크를 넘겼지

그런데 그 가수가 너무 웃겨 죽겠다는거야

내가 노래할때 '흔들리면 죽는다'를 '헌덜리면 죽는다'로 발음 하더라는 거지

난 지금도 흔들과 헌덜을 구분해서 발음하기 힘들어

말이 또 샛구나 미안해

그 프로그램은 오프닝 멘트가 참 근사해

오프닝 멘트를 끝낼때 진행자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는 말을 꼭 하지

나는 그 말을 들을때마다 코끝이 찡해

나름대로 오늘 하루 수고한 내게 누가 수고했다는 말한마디 해주겠어

팍팍한 세상이지만 살아보려고 애쓰는 청취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위로의 말이 어디있겠냐고

모처럼 집에서 저녁을 먹는데 반찬이라고는 찌개에 계란후라이 두 개가 전부였지만 맛있게 먹었지

서울 생활 삼십년에 식당밥 이제 질려
김치 까대기와 먹더라도 집밥이 최고야

밥을 다먹고 플레인 요구르트를 먹고 있는데 우리집 고양이가 다가와서 자기도 좀 달라해서 줬더니 잘먹더군

이놈은 우리집에 온지 오 년 정도 되는 아메쇼야

이놈이 먹는 간식값이 내 밥값과 비슷해

나는 아침 다섯시면 일어나는데 그 때마다 간식을 줬지

그래서 요놈이 요즘은 네시반만 되면 자고 있는 내게 와서 손을 물어

간식 줄때만 아는척하지 나머지 시간에는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아

이빨을 닦고 집을 나와 편의점에서 커피를 한 잔 사서 내 집필실인 차로 왔지

초등학교 시절의 나머지 얘기를 하겠다고 말해놓고 도대체 언제 하냐고요

말이 또 새지 않으면 아마 내일쯤 할 수 있겠네

사진은 지난 일요일 강화도 광성보에서 찍은거야

눈이 바람을 따라 빗금으로 날려 나무의 서북쪽 면에만 붙어 있더군

셔터를 느리게 해서 배경을 밝히고 나무에 플래쉬를 한 방 때렸지

나는 만족하는데 어떻게 봐줄만 하신가

온 신경의 촉수가 전화기에 가있던 하루도 저물어 하늘에 별이 돋았네

서울의 별

이제 쓸만큼 썼고 공유를 누르면 우리 사랑하는 인친님들에게로 글이 날아가겠네

저 멀리 뉴질랜드에 계시는 lovely muse 님, 곧 글을 던지니 잘 받으시길 바래요

글을 던지고 나면 기타를 쳐야겠네

하늘에 별이 떳으니 트윈폴리오 '두개의 작은별' 을 쳐볼까나

저별은 나의 별
저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이왕 글을 던졌으니 노래도 보너스로 던질께

창밖을 한 번 내다봐 별도 볼겸

그리고 귀를 기울여봐
 
바람결에 내 노래가 실려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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