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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34
[연재] 김도형의사진과인생 #34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2.25 0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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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연재 포토에세이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인스타그램: photoly7)

 

에세이를 쓴지 어느덧 한달이 넘었네

아직은 초등학교 얘기를 다루고 있어서 얼마 전 초등 동창들에게 요즘 쓰는 이 졸문의 홍보를 좀 했어

어제는 내 대학 졸업식에 어머니를 못오게 했던 이야기를 썼는데 내 죽마고우인 상호가 그 글을 보고 위 사진을 톡으로 보내왔더군

자세히 보니 상호 대학 졸업식에서 내가 찍은 사진이었어

삼십년 전 사진인데 내가 봐도 참 잘찍었어

상호가 어머니께 가운을 입혀드리고 있고 여동생 길례와 막내 성근이가 그걸 지켜보고 있는 장면인데 '결정적 순간' 이라는 사진미학을 창시한 프랑스 작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도 울고 갈 정도의 작품이네

어머니는 환히 웃고 계시네

상호 어머니를 사진으로 뵈니 두 가지 일이 떠올라

상호네 집은 골목담이라 해서 골목 안쪽에 있었어

어릴적 어느 날 내가 상호집에 놀러간다고 골목을 접어 드는데 저 쪽에 계시던 어머니가 '야 도형이가 오니 인물이 좋아서 골목이 환해지네' 라고 말씀 하셨지

그날밤에 나는 거울에 내 얼굴을 유심히 비춰 보았어

내 인물이 정말 골목을 환히 밝힐 정도인지 확인해 본거지

내 눈에는 썩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어쨌든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그 후로 나는 내 인물에 자존감을 가질 수 있었어

또 하나는 우리가 중학생 이었던 어느 해 보름날의 일이야

상호 어머니가 싸주신 보름밥 도시락을 들고 해발 오백미터가 넘는 거류산으로 소풍을 갔었지

우리는 꼭대기까지 올라 가서 도시락을 먹었어


그 때 거류산 꼭대기에서 먹었던 밥은 내 일평생 먹었던 밥중에 가장 맛있었던 밥 중에 하나였지

상호 어머님은 자식들을 잘 키우셨어

상호를 비롯한 삼형제가 모두 현재 교사야

시골에서 삼형제가 전부 교사인 집은 보기 드물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호 어머님은 상호 아들과 딸이 서울의 최고 명문대에 합격하는 경사스러운 일을 보기 전에 돌아가셨어

어제 상호가 하는 말이 가끔 어머니가 보고 싶으면 이 사진을 본다고 하더군

안드레아스 거스키 라는 독일의 사진작가가 있는데 이양반이 찍은 '라인강' 이라는 제목의 사진 한 장의 가격이 무려 48억이나 한다더군

아이고 부러워라

그러나 나는 단언해

상호에게는 거스키의 사진보다 내가 찍어준 위 사진이 더 값나가는 것이라고

나도 내 졸업식에서 저런 장면을 연출해야 됐었어

이제와 후회한들 뭐하겠냐만 졸업식에 오려고 어머니가 샀다는 그 새 옷 한 벌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지

그리움의 저편에서 어머니가 손짓하네

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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