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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마스크 공급 첫날… 시민들 '헛걸음'에 분통
공적 마스크 공급 첫날… 시민들 '헛걸음'에 분통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2.27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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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물량 없어 판매처인 약국·우체국·농협 관계자들, 해명 '진땀'
홍남기, 긴급 브리핑 "국민께 송구…공급, 확실히 조치하겠다"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이게 전부인가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27일 오후부터 약국·우체국·농협(하나로 마트 포함) 등에서 이른바 '공적 마스크'로 불리는 정부 공급 마스크를 공급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공적 판매처에서는 이같은 질문이 반복됐다.

하루 공급 물량 350만개가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될 예정이라 공급이 수요에 크게 모자란 수도권에선 정부가 제대로 상황을 알리지 않아 혼란이 가중됐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약국을 운영하는 60대 약사는 이날 아침부터 공적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을 돌려보내느라 생고생을 했다. 찾아온 사람만 50여명에 달했고, 전화벨은 쉴새 없이 울렸다.

그는 "정부와 공급업체가 협의해서 공장의 물량을 확보하는데 3월2일쯤 될 것 같다고 들었다. 그게 약국까지 오려면 또 1~2일 걸릴 것인데, 이런 (정부·업체간 손발이 안맞아서 난리통이 벌어진) 적은 처음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점심시간 여의도의 한 약국 앞에서는 마스크 물량이 없다는 공지에 발길을 돌리는 직장인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일부 시민은 약국 안으로 들어가 "마스크 들어온다고 기사가 떴는데 왜 없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약사들은 "지오영(공적 마스크 공급 업체)에서 어제 잘못된 공지를 했다"며 마스크를 우선 대구·경북지역으로 보내고, 수도권 약국에는 3월초에 마스크를 공급한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일선 우체국도 아침부터 몰려든 시민들을 돌려보내느라 진땀을 빼긴 마찬가지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우체국은 '코로나19 특별관리지역인 대구·청도에 이날(27일) 오후 5시부터, 공급여건이 취약한 전국 읍·면소재 우체국에 28일부터 최대 5매씩 판매한다'고 안내문을 붙였다. 그러나 안내문구가 작고 몇 곳에만 부착되면서, 2층에 있는 우체국에는 '언제부터 판매를 시작하느냐'는 질문이 오후까지 계속됐다.

대전우청정 관계자는 "대구와 청도,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소재 우체국에서 이르면 28일부터 판매되고 물량이 확보가 되면 온라인에서도 판매를 할 예정"이라며 "대전지역 우체국에는 언제 수급이 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외 전남권 농협 관계자도 "아침부터 시민들이 마스크를 어디에서 살 수 있느냐고 문의를 많이 해오셨다. 하지만 현재 농협 본부와도 통화가 어려워 확답을 해드릴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다만 이날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하는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행복한백화점에서는 KF94 마스크를 1인당 5장씩 살 수 있었다.

3만장 가량을 판매한 이날 마스크 첫 구매자인 정희온 학생(15·여)은 "며칠 동안 마스크를 사는 데 실패했다. 마스크 사기가 정말 힘들다. 오늘도 아침 9시부터 줄을 섰다"고 토로했다.

양천구에서 근무하는 한 직장인도 "지금 마스크 일일 생산량이 1000만개에 육박하는데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게 말이 돼냐"며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분노로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마스크 수급 안정 관련 긴급 합동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

홍 부총리는 "당일 생산량의 90% 이상이 국내 공급되도록 확실히 조치하겠다. 140여 개 업체에 의해 하루 마스크 총 생산량이 1000만 장 수준인 만큼 하루 900만 장 정도가 국내에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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