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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구십 평생 손님만 접대했던 어머니 위해, 자식들이 준비한 생신상
[인간극장] 구십 평생 손님만 접대했던 어머니 위해, 자식들이 준비한 생신상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3.06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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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97세 어머니의 하얀 기억’
KBS 인간극장 ‘97세 어머니의 하얀 기억’

오늘(6일) KBS 1TV <인간극장> ‘97세 어머니의 하얀 기억’ 마지막 5부가 방송된다.

산다는 건 어쩌면 차곡차곡 기억을 쌓아가는 일.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 기억들이, 살아온 흔적이 가뭇없이 사라져 버리고 만다면….

경상북도 상주시에는 10남매의 맏며느리로 시집왔던 97세 이정직 할머니. 홀로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넷째 아들 송필환(63) 씨가 산다.

97세 이정직 할머니…. 켜켜이 쌓인 그 시간의 무게만큼 산전수전, 모진 풍파를 다 겪었지만, 지금은 모든 일이 희미해져 ‘하얀 기억’으로 변하고 말았다.

4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중증 치매 진단을 받은 이정직 할머니…. 그이가 살아낸 97년은 가슴에 ‘참을 인’자를 끝없이 새겨야 했던 모진 여인의 삶이었다.

10남매의 맏며느리로, 시부모 봉양과 손님 접대에 허리 펼 새 없었고 6남매의 어머니로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었다. 남편이 외도로 낳은 아이까지 키우면서도 바보처럼 견뎌내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KBS 인간극장 ‘97세 어머니의 하얀 기억’
KBS 인간극장 ‘97세 어머니의 하얀 기억’

사무쳐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싶었던 지난 일을 이젠 기억조차 못 하는 할머니…. 홀로 그 옆을 지키는 이는 넷째아들 송필환(63) 씨다. 어머니의 신산했던 삶이 안쓰러워 스스로 무거운 짐을 감당하기로 한 것이다.

망각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이라는데, 어머니는 이제 그 선물을 받게 된 것일까. 평생을 참고 살았던 어머니가 기억을 잃으면서 솔직하게 자기 마음도 털어놓고 화도 내는 모습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아들….

그 모습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다음에…’라는 헛된 기약보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는 걸.

노루 꼬리처럼 얼마 남지 않은 어머니와의 날들이 황금보다 더 귀하고 고운 시절이라는 걸.

이번 <인간극장>은 이들 모자의 그 시간 속으로 동행했다.

KBS 인간극장 ‘97세 어머니의 하얀 기억’
KBS 인간극장 ‘97세 어머니의 하얀 기억’

오늘(6일) ‘97세 어머니의 하얀 기억’ 마지막 5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빗을 잃어버리고 기억 못 하시는 어머니 덕분에 필환 씨가 온 집안을 샅샅이 찾아보지만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결국, 2주 만에 돌아온 귀순 씨가 빗을 사 오고…. 간만에 귀순 씨를 알아봤는지 딸 같은 며느리라며 반기시는 정직 할머니다.

시집와서 평생 손님들만 접대했던 어머니를 위해, 오늘은 자식들이 직접 어머니의 생신상을 준비했다.

97세, 고된 삶을 살아내고 이제는 하얘진 기억으로 넷째 아들 필환 씨와 함께 살아가는 어머니. 어머니의 계석골 집도,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온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97세 어머니의 하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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