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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드라마틱 스토리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드라마틱 스토리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4.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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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중졸→전과6범→올봄 연세대 신학과에 입학하는 문병천씨, 그 41살의 참회록

"조심하세요, 하나님! 이제부터 하나님 주머니 속 '사랑'을 훔치겠어요"

22살 이후로 그는 '도둑놈'이었다. '준강도범'이었으며, '또라이''요시찰 문제수'였다. 전과6범 문병천씨. 새봄이면 연세대 신학과의 '늙다리'신입생이 되는 그가 17년 남짓한 어두운 감방 생활을 영원히 마감하고 밝은 세상에 나와 부르는 '부활의 노래'.

1991년 2월호 -드라마틱 스토리1
1991년 2월호 -드라마틱 스토리1
1991년 2월호 -드라마틱 스토리2
1991년 2월호 -드라마틱 스토리2

 

도둑질한 돈 75만원 가운데 40만원은 왜 되돌려 주었을까?

'별'이 여섯 개씩이나 달고, 스물 두 살 이후로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감방 안에서 축낸 40대 초반의 남자라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문병천씨. 겉으로 보기에는 그는 자신의 '타이틀'과는 별로 걸맞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의 인상이라든가 눈빛은 적어도 자기자신의 과거를 '대변'해 주거나 '책임'지고 있지는 않은 듯했다. 하기야 누구는 이마에 '도둑놈'이라고 써 붙이고 다니랴마는, 외모에서 느껴지는 문병천씨는 그저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대한민국 여러분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었다. 

"한마디로 '좀도둑'이었지요. 변변히 훔쳐 보지도 못한 채 오히려 내 양심과 청춘만 크게 도둑맞으며 살아온···. 다시는 그런 어리석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겁니다"

전북 임실의 한 평범한 농가에서 9남4녀 가운데 차남으로 ㅌ태어난 그가 처음 교도소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72년, 절도 미수로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부터였다.

"당시 22살이던 저는 군대를 마친 뒤 맏형이 하던 정육점 일을 도와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소한 누명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그해 겨울, 배달 나갔다 돌아온 그는 너무나 추워 방에 들어오자마자 이불 밑으로 시린 손을 집어 넣었다. 순간, 방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형수가 나타나 이불 밑에서 돈 뭉치를 채가며 그에게 눈을 흘기는 거였다. 그가 아마도 돈을 훔쳐 가려 한 줄로 오해한 모양이었다. 그날 이후 형수는 시동생 손버릇이 안 좋다며 동네 방네 떠들고 다녔다.

"너무 억울했어요. 그래서 하루는 수금한 돈 5만원을 친구들과 술 마셔 다 날려 버리고 집에 안 들어갔지요. 그리고 며칠 후 배가 고파 남의 집 담을 넘다가 그만···"

그 뒤로는 줄곧 '출소→절도 미수→재수감'의 악순환이었다.

5번째 출소 후 그는 칼을 들고 두 남매가 사는 아파트에 침입했다가, E여대에 다니던 여대생으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고 나왔다. 그녀는 지갑에서 그가 필요로 한 만큼의 돈을 꺼내 주고, 커피까지 끓여 주며 통금이 풀릴 때까지 그와 말벗이 돼 주었다. 남동생은 옆방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고,.

"깊이 감화를 받은 저는 그녀에게 다시는 죄를 안짓기로 맹세하고 그 집을 나왔습니다. 그러나 끝내 악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저는 그녀에게 한 장의 편지를 쓴 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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