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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이색인터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이색인터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4.1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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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스님과 수녀가 부부되어 아들 낳고 살아가는 기막힌 사연

누가 사랑에는 국경도 종교의 벽도 없다고 말했던가. '신의 아그네스'의 길을 걷던 한 수녀와 재빛 승복을 입고 심산 사찰에서 불법을 닦던 한 승려가 길에서 옷깃을 스친 인연으로 부부가 된 '사랑'이 있다. 결혼전까지만 하더라도 법현스님과 아가다 수녀라는 종교적 신분으로 그 누구보다도 투철한 신앙인 생활을 해오다 부부의 길을 운명적으로 선택한 김영현씨(34)와 박성희씨(여35)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한다.

1991년 2월호 -이색인터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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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이색인터뷰2
1991년 2월호 -이색인터뷰2

 

그들은 소설보다 더 '찐'하게 사랑했던, 동화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가꾸며 평범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동화속의 주인공처럼 늘 푸르고 아름답게 살고 있습니다"

깨끗하게 벗어내린 단발머리에 35세의 주부답지 않게 아직도 소녀처럼 티없이 맑고 앳되어 보이는 부인 박성희씨(충남 서천 태생)의 첫마디.

어찌어찌 첫 말문은 열었지만 더 이상의 깊은 사연일랑 묻지 말라는 듯 박씨는 그저 남편의 얼굴만 바라보며 수줍게 웃기만 한다.

"지난 88년 2월, 서울 동숭동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힘들게 만나 어렵게 사랑하고 그리고 우린 운명적으로 서로를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집사람이나 저나 결혼식날 솟구치는 눈물을 억제할 수가 없더군요"

3년전의 결혼식 날을 잠시 회상하듯 남편 김영현씨(충북 중원 태생)는 잠시 감회어린 표정을 짓더니 지난날의 법현스님답게 '인연'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승복입고 길가던 중 수녀 만나자 즉석 청혼

평범한 시골의 농촌가정과 어촌가정에서 태어나 스님과 수녀라는 종교적 신분을 짊어진 채 평생을 살것 같았던 이들의 운명적인 첫만남은 지난 83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북 구포에 있는 심산 사찰 화방사에서 '법현스님'이라는 법명으로 불심을 가꾸고 있던 김씨가 승복을 입은 채 서울 나들이를 했던 것.

"아마···서울 내자동 육교 근처였을 겁니다. 학창시절의 은사님과 잠시 만나고 헤어져 보도위를 무심코 걷고 있을 때였지요. 그때 까만 수녀복을 입은 두 사람이 내 옆을 지나쳤어요. 번개같이 어떤 묘한 영감이 스치는가 싶더니 나도 모르게 그 수녀의 뒤를 쫒아가 그중 한명의 어깨를 '툭'치며 '우리 결혼합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질겁을 한 박여인(당시 아가다 수녀)이 근처에 있는 파출소로 달려가 김씨를 부녀자 희롱죄로 신고했던 것.

일이 이쯤되자 난감해진 스님은 파출소 안에서 "이건 단순한 부녀자 희롱이 아니다. 중놈이 할 일이 없어 그러겠냐"며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임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한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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