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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62
[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62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3.25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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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연재 포토에세이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고성 경남 1983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고성 경남 1983 (인스타그램: photoly7)

 

어제밤에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어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을 연재한지 두 달이 넘었으니 중간고사를 한 번 봐야 되겠다는

내가 그동안 쓴 글의 내용중에 문제 하나를 내고 답을 내 DM으로 보내게 하는 거지

얼마나 꼼꼼히 글을 읽고 있나 하는 것을 테스트 하려는 목적이지

정답자를 골라 추첨을 해서 열명 정도에게 김도형의 베스트 사진 한 장씩을 액자에 표구해 선물하기로 한 거야

그런데 오늘 아침이 되어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을 진행하기 힘들겠더라구

DM이 아무리 최소로 잡아도 8000개 정도 올텐데 언제 그걸 일일이 열어보고 정답자를 고르겠냐고

미안해, 오랜만에 흰소리 한 번 해봤어

헛소리는 알아도 흰소리 라는 말이 있는지 처음 알았네

찾아보니 '터무니 없이 허풍을 떠는 말'이라고 하네

흰소리는 그럼 영어로 하면 white sound 인가

옥소리는 요즘 뭐하지

고운소리 맑은소리 영창피아노~영창

진짜 그만할께, 코로나로 스트레스 받아 오락가락하고 있어

내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이후로 한 피드에 사진 두개 올리기는 처음이야

위 사진을 죄측으로 밀면 한장이 더있어

원래 숨어있는 사진 한장만 쓰려고 했었는데 옛날작품들의 호평이 쏟아지는 바람에 부득이 두장을 올렸지

지금 보이는 사진은 내 고향집 뒷산에서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찍은거야

지금 저 모델들은 시집 가서 잘 살고 있어

사진의 매력이 여기에 있지

사진 외에 그 어떤것이 사십년전의 시간을 가두어 놓을 수 있겠어

요즘 소꿉놀이 하는 아이들 없을거야

내 옛날 작품들에서 향수를 느낀다는 사람 많은데 이 사진 올리면 난리(?) 좀 나겠군

사람은 너무 겸손하면 못써
나처럼 조금의 허풍은 있어야해

어 그래 알았어, 글이나 계속쓸께

얼마전 서울 광화문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어떤 청년이 낯익은 카메라를 목에 매고 있더라구

가까이 가보니 역시 미놀타 XD5 였어
내가 소유했던 첫 SLR 카메라지

반가운 마음에 청년에게 한 번 만져보자고 하고 핀트를 맞추고 척척 셔터를 눌러봤어

청년이 "어 그거 필름 들었어요" 하는 말에 "앗 죄송해요" 했어

고교생 무렵 나는 군청앞 서점에서 월간 사진과 월간 영상이라는 사진 전문잡지를 접하게 됐어

그 잡지들은 인터넷이 없던 당시에 사진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지

둘다 매월 독자사진 콘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나는 거기에 즉시 꽂혔어

당시 갖고 있던 Fujica 로 찍은 사진들을 출품하기 시작했지

내가 어릴적 소년중앙에서 망원경 광고를 보고 그것을 6800원 주고 샀던 일을 기억할 거야

사진잡지니까 당연히 카메라 광고가 있었지

나는 잡지에 광고로 나온 '삼성 미놀타 XD5'에 영혼을 뺐겨버렸어

사고 싶어서 얼마나 그 광고를 뚫어지게 봤냐면 지금도 그 광고 카피를 외워

카피는 '삼성 미놀타 XD5는 전문가의 의도를 백퍼센트 만족시키는 카메라로서 세게최초로 GGG 시스템이라는 노출방식을 실현시켜... 라는 것이었어

맨위에 내가 중간고사 테스트를 해보리라고 흰소리를 했는데 이 대목에서 진짜 문제 한 번 내 볼께

김도형이 초등학생때 6800원짜리 망원경을 구입할때 무슨돈으로 망원경을 샀을까요?

그래 맞어 정답은 개천에서 잡은 조개를 판 돈이지

이런 정도 난이도의 문제를 내려고 한거야

XD5는 그때 돈으로 한 삼십만원돈 했어

내가 대학 입학할때 등록금이 육십팔만원 이었으니 큰 돈이었지

장비병에 걸려 언감생심 광고만 들여다 보다 용기를 내어 아버지께 이 카메라를 꼭 사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어

변변찮은 시골살림에 그런 거금이 어디서 나서 사주시겠냐고

그러나 아주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어

선뜻 사주겠다고 하시더군

세상에 이런일이 나는 너무 기뻐 춤을 추었어

나중에 알고보니 아버지의 동의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지

바로 1983년경에 있었던 전국민 주민등록증 일제 갱신이 그 이유였어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들려면 뭐가 필요하겠어, 증명 사진 아니겠냐고

아버지 역시 증명사진을 찍으려고 읍내 사진관에 가셨는데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온 것을 보고 사진이 돈이 되는 기술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거지

이런 천우신조의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잖아

내친김에 아버지께 십만원짜리 사진 확대기도 사달라고 뱃심좋게 말했어

사진기술의 진정한 완성은 직접하는 현상과 인화에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지

대답은 역시 '콜' 이었어

아! 그래서 나는 꿈에 그리던 카메라와 확대기까지 마련하는 신기원을 이루게 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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