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연재 포토에세이
아! 이 얼마나 소중한 발견인가
묵혀둔 흑백필름 더미에서 찾아낸 사진 한 장
내 부모님의 사진
아버지는 삶은 메주콩을 절구통에 담아 찧고 계시고 어머니는 메주를 빚고 계시네
빨래줄에 걸린 겨울 양말들
아! 내 유년의 시린발을 감쌌던 저 양말들
고향집 윗채에서 아래채를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이네
대문밖은 비포장 도로
기억에서 지워졌던 버드나무도 보이고
사진 왼쪽 양지바른 마당에는 누워서 되새김질 하던 암소
그 옆에는 송아지
어머니 왼쪽으로 가게에서 팔던 대선소주 궤짝도 보이네
아마 고등학교 이학년때 였을거야
이 사진 찍은지가
구도도 좋고 삶의 모습을 제법 잘 표현했구먼
작품을 찍는답시고 그렇게 설쳤어도 정작 부모님 사진은 이것이 유일하네
참 무심한 사람이었지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벌써 사십년이 흘렀네
어머니 아버지 한 줌 흙으로 돌아간지 오래
지금 저 시멘트 마당에는 흙먼지가 날아와 쌓여 나무들이 자랐다고 시골 누님이 그러더군
세월이 무성히 자란거지
기쁘고 슬프고 괴로웠던 유년의 시간들은 모두 증발하고 이제 사진 한 장만 남았네
그리운 추억들을 호명하며 커피를 마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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