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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66
[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66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3.27 0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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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연재 포토에세이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서운사 고창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선운사 고창 (인스타그램: photoly7)

 

내 옛날얘기 오늘은 한 번 쉬고 다른얘기를 해보려고 해

퇴근길에 모래내 고가에서 내려와 성산동 방향으로 우회전 하는데 중동초등학교 정문옆의 목련나무에 꽃이 활짝 폈더군

상암동에서 산지가 이십년이 되었으니 중동초등학교 목련꽃을 본것도 스무번이 되었네

목련을 볼때마다 차라리 저 꽃 피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목련꽃은 흰색이니 화무십일홍이 아니라 화무십일백이라 해야 맞겠네

세상에 목련꽃만큼 피었을때 아름다운 꽃이 있을까

또 세상에 목련꽃만큼 질때 흉한꽃이 있을까

영랑은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날 비로소 봄을 여윈 슬픔에 잠기겠다고 노래했지만 나는 시들면서 검게 타들어 가는 목련을 보면 내 마음마저 타들어 가는 듯해서 울적해

위 사진은 삼 년 전 고창 선운사에서 찍었어

오래전 선운사에 진흥굴이라는 포토제닉한 공간이 있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보고 언젠가 굴에서 바깥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으면 그림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드디어 그 날 가봤지

주차장에서 진흥굴 까지는 걸어서 삼십분이 더 걸리더군

비까지 왔어

비가 온다고 그 멀리서 왔는데 돌아갈 순 없잖아

나무에 후두둑 빗방울이 듣는 소리를 들으며 삼각대까지 들고 올라갔지

그런데 도착해보니 오 마이 갓! 그새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못들어가게 해놓은 거야

짜증이 났지만 차분히 가라앉히고 다시 내려왔어

애초의 목적이 진흥굴이기는 했지만 거기까지 가서 선운사 경내를 안둘러 볼 수 없었지

비를 피해 대웅전 법당앞에 서있는데 어디서 젊은 스님 한 분이 나오더니 밤새 불었던 비바람에 떨어진 목련꽃을 보고 있더군

웬떡이냐 싶어서 가방에 넣어둔 카메라를 얼른 꺼내 사진을 찍었지

그때 까지도 세차게 불던 바람이 목련나무의 가지를 흔드는 바람에 동감마저 잘 표현되었어

아무래도 그 장면은 새벽에 먼길을 와서 비까지 맞으며 진흥굴에 갔건만 허탕치고 내려온 내게 부처님이 내린 가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젊은 스님은 땅에 떨어진 꽃을 만지다가 가지에 달린 꽃도 만져보더군

이 꽃은 왜 하필 이 절의 나무에 피었나 하는 화두에 골몰하는 듯 했지

불가에서 말하는 인연이란 큰 집채만한 바위를 부드러운 천으로 내리쳐 바위가
닳아 없어질때 한 번 만나는 것이라는데 이 무변광대한 우주에서 우리 인친 여러분들은 도대체 나와 어떤 인연으로 만났을까

빗방울 몇개가 달리는 집필실 창에 맺히고 있네

공중에서 맴돌던 무수의 빗방울 중 저들은 또 나와 어떤 인연으로 내 눈앞에 나타났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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