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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폭 커지는 강남 재건축 급매물 호가…자고 일어나면 5000만원 '뚝'
낙폭 커지는 강남 재건축 급매물 호가…자고 일어나면 5000만원 '뚝'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3.27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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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주공5단지 전경

"일부 마음이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값을 낮춰서라도 빨리 팔아달라고 하시는데…. 쉽지가 않네요. 각종 규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매수심리가 완전히 꺾여 거래되지 않고 있습니다."(서울 송파구 A공인)

잠실주공5단지와 은마아파트 등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의 급매물 호가가 최근 가파르게 하락해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강남권 중개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대표 재건축인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 주택형(로열층)이 최근 21억2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이번 주 초 시세(21억8000만원)보다 6000만원 더 떨어진 값이다.

해당 주택형 로열층 급매물은 지난주만 해도 22억원 중반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낮춘 값에도 매수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자 거듭 값을 내리면서 21억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하루 새 호가가 5000만원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저층 급매물(20억8000만원)은 이미 21억원대가 붕괴됐다.

면적이 작은 전용 76㎡ 주택형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로열층이 20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는데 거래가 안 되자 이번 주 초 19억원 중반으로 떨어졌고, 최근 다시 19억원까지 값을 낮춰 19억원대를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강남구에서도 인기 재건축인 은마아파트 전용 84㎡ 로열층이 20억9000만원에 나오고 있다. 전주 시세보다 최소 3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달 21억8000만원에 실거래되며 이달 중순 22억원 이상을 호가했었다.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거래된 뒤 이달 초 20억원 이상을 호가하던 전용 76㎡ 주택형도 최근 호가가 거듭 낮아져 18억5000만원에도 급매물이 나온다.

잠실5단지와 은마아파트는 강남권 아파트 시세 '풍향계'로 불린다. 주택시장 악재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해 집값이 가장 먼저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두 단지의 추이를 유심히 살핀다.

두 단지는 지난해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 이후 한차례 조정을 겪은 뒤 지난달 급매물이 소화되며 집값이 일부 회복됐다. 이후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동안 집값을 유지했으나,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보유세마저 오르자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강남에서 시작된 급매물은 주변으로 퍼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강북 인기 지역뿐만 아니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 0.13% 떨어져 10주 연속 하락했다. 마·용·성은 전주 대비 상승 폭이 최대 0.02%포인트(p) 줄었고, 노·도·강도 0.02%p 둔화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집주인을 중심으로 6월 양도소득세 면제 기간 만료 전에 급매물을 더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매수세가 사라진 상황이라 급매물이 거래되지 않고 적체될 경우 집값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 위축기에 보유세 증가에 따른 세 부담을 더 민감하게 느끼기 때문에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처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며 "소득이 없는 고령자나 은퇴자를 중심으로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고가 주택 같은 경우 대출이 막혀 급매물이 나와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코로나 사태로 매수심리도 크게 위축돼 수요자가 받아들일 정도로 충분히 값을 낮춘 매물이 쏟아져나와야 그나마 거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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