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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3 젊은엄마 - 다양한 경험으로 재미있게 한글 배워요
Part3 젊은엄마 - 다양한 경험으로 재미있게 한글 배워요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2.14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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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를 부를 때 흐릿하게 부모의 머
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다. ‘혹 내 아이가
영재는 아닐까’. 누구인지를 알아보는 것 이상으로 언어에 대한 이해와
표현이 빠른 아이라면 영재라는 생각은 더욱 짙어진다. 하지만 이런 때
일수록 부모는 아이를 객관적인 태도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KAGE영재교육학술원에서 언어영재로 판정 받은 노윤하(9)의 어머니
박혜선 씨는 아이의 언어표현이 올바른 의미로 제때에 사용하는 것인지
를 오랫동안 지켜본 뒤에서야 아이의 영재성을 인정한 경우다. 올해 초
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윤하는 말하기는 3개월 무렵에, 읽고 쓰는 것
은 세 살 무렵에 떼었다. 현재는 4학년 수준의 국어를 별 어려움 없이 이
해하는 수준이다. 적은 분량에 큰 글씨로 적힌 책을 읽는 또래 아이들과
달리 웬만한 초등 고학년 아이들도 쉽게 읽지 않는 200페이지 분량의 책
도 앉은자리에서 금방 읽어낼 정도다.

국내 영재아를 발굴해 키워내는 KAGE영재교육학술원의 권희수 부소
장은 “윤하는 언어영역에서 높은 지적 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상상과 추
리를 통해 말하는 능력이 우수하며 연령대에 비해 적절하면서도 다양
한 고급 어휘를 사용할 줄 안다”고 말했다. 특히 글짓기에서 창의적인 능
력이 돋보이는 윤하는 내용을 상세하고 세부적으로 쓰는 편이다. 윤하
가 한글에 보이는 지적 호기심과 흥미는 다른 외국어로도 이어진다. 영
어, 일본어도 이해와 습득 면에서 또래 아이들에 비해 빠르다. 이러한 윤
하의 영재성 뒤에는 모국어를 먼저 완성한 후 외국어를 배우는 원칙을
가지고 지도한 어머니 박혜선 씨의 특별한 교육법이 숨어 있었다.




한글영재는 이렇게 공부한다
윤하는 세 살 무렵 자유자재로 한글을 사용했다. 한글을 습득하기까지
특별한 교재는 없었다. 박혜선 씨가 도화지에 검정글씨로 쓴 낱말카드
와 엄마와 함께 이야기하고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단어들을 살펴보는 것
이 전부였다. 최근 외국어 학습 붐으로 영어나 중국어 등 모국어와 외국
어를 혼용해서 배우는 것과 달리 박씨는 “우리말부터 제대로 습득한 뒤
외국어를 배우자”는 원칙을 세워 실천했다. 때문에 윤하는 6세까지는 한
글에만 집중했다.
“윤하의 첫 한글 자극은 동시책이었어요. 일상용어 중에도 의미를 잘 알
지 못하는 단어가 있잖아요. 그런 단어를 동시 내용과 연관지어 알려주
는 식이었어요. 그림을 많이 보여주면서도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풀어냈
고요. 5∼6세가 됐을 때는 책을 많이 읽게 했어요. 과학, 역사, 문화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골고루 접하게 했죠. 처음에는 제가 많이 읽어줬는
데 나중에 스스로 읽는 속도가 빨라지다 보니 혼자 읽는 것을 더 좋아하
기도 했어요.”
네 살 무렵 박씨는 윤하를 다른 집 아이들처럼 단순히 한글이나 영어,
숫자를 가르치는 학습 위주의 유치원을 보낼 것인지를 두고 오랫동안 고
민했다. 그러다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윤하를 지적으로 충
이때까지 박혜선 씨는 윤하에게 영재성이 있다는 사실을 크게 깨닫지
못했다. 또 아이를 영재로 만들겠다는 욕심도 없었다. 그저 말을 재미있
게 익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교육방법을 달리했을 뿐이다. 때
문에 집에서 함께 대화하고 책을 읽는 것 외에는 가급적 한글교재도 사
용하지 않았다. 여섯 살 무렵 또래 아이들보다 다양하고 섬세하게 표현
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담당교사의 제안으로 윤하는 KAGE영재
교육학술원에 들어갔다.
“아이에게 언어 영재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이 미안했어요.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많은 공부를 시킬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하지만 저의 교육원칙은 직접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의 영재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언어를
접하게 한 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KAGE영재교육학술원에서 윤하는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전달
하는 방법을 배웠다. 특히 하나의 주제를 두고 그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다양하면서도 효율적으로 표현하는 수업은 언어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윤하와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 중에는 교육 외에 논술이
나 학습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씨는 오히려 반대였다.
“어린 나이에 글쓰기와 관련된 공부를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흥미를 잃
을 수 있어요. 오히려 지금은 원하는 대로 책을 읽고 표현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요.”



윤하 엄마의 특별한 영재교육법
윤하가 언어 영재가 된 데에는 때에 따른 적절한 교육도 중요했지만 무엇
보다 어머니 박씨의 소신 있는 교육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윤하가 처음 말을 배울 당시다.
“윤하가 4개월 되는 때부터 하나의 단어를 들려줄 때 억양을 달리해서
여러 번 들려줬어요. 첫 글자부터 마지막 글자까지 소리의 높낮이를 달
리해서 노래처럼 들려주는 거죠. 윤하도 다른 때보다 더 재미있어하더
라고요. 말도 금방 따라하고요. 심지어 자면서도 낮에 배웠던 말을 중얼
거릴 정도였어요.”
길을 지나가며 보게 되는 모든 글자를 읽어주기보다는 윤하가 관심을 보
이는 특정 글자만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방법을 택했다. 언어를 빨리 배
우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글자만 바라보는 것보다 상황 자체를 온몸
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윤하는 과학이나 역사에 관심이 많아 관련된 책을 가장 열심히 본다. 한
자어나 어려운 과학용어가 많이 나오지만 곤란한 적은 많지 않다. 엄마
의 쉽고 재미있는 설명 덕분이다.
“또래 아이들보다는 사자성어나 한자어를 많이 아는 편이지만, 아직 이
해를 못하는 단어도 많아요. 그런 부분은 쉽게 풀어서 원리를 설명해주
려고 하죠. 과학용어에는 단어를 그대로 써야 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예
를 들면 블랙홀이나 웜홀 같은 것들이요. 이런 경우에는 이름을 그대로
알려주고 그런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면 아이가 쉽게 기억
하더라고요.”
어릴 적부터 다양한 책을 읽어온 윤하의 독서량은 하루 평균 한 권 정도
다. 책 읽는 것이 좋아 자리에 한번 앉으면 두세 시간은 훌쩍 보낸다. 책
에 흥미를 느끼게 된 데에는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서로 대화를 통해 내용
을 되새기는 방법을 택한 엄마의 영향이 크다.
“책을 읽고 난 뒤에 대화를 자주 했어요. 책이 주는 교훈이 비슷하더라도
감동을 받는 부분은 각자 다르거든요. 그래서 어느 부분이 기억에 남는
지를 물어보고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편이에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가 느낀 점보다 아이가 느낀 점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
이에요. 윤하 아빠도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그날 읽은 책에 대해 물어보
곤 했어요. 가족 모두가 책을 화제로 두고 이야기하니 분위기도 한결 좋
아졌고요.”
모녀는 독서 후의 대화뿐 아니라 일상 속 대화도 조금 독특하다. 평소 호
기심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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