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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78
[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78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4.10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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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연재 포토에세이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양평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양평 (인스타그램: photoly7)

 

우리는 1기로 입학했기에 선배들이 없었어

그래서 우리는 입학직후의 어느 날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횟집에 교수님들과 모여 입학 자축연을 가졌어

오십여명의 동기생들이 전부 모인 일종의 상견례였어

물론 오리엔테이션에서 잠깐 봐서 얼굴은 눈에 익었지만 본격적인 대면은 그날이 처음이었지

나는 넓은 방의 구석에 앉았어

예나 지금이나 나는 어떤 모임에서고 구석자리가 편해

회와 매운탕을 먹었는데 나는 그때 술을 못했기에 술은 한잔도 안했어

식사 후 한국 사진계의 선각자 이셨던 김태한 교수님의 일장 연설이 있었는데 그 연설이 끝나자 제법 긴 침묵이 이어졌지

그때 소주를 기분좋게 드신 교수님이 '와이리 썰렁하노 누가 노래 함 해봐라' 라고 하셨어

아무도 그 누가가 되어 노래를 하는 사람이 없었지

그런데 그 순간 교수님과 내 눈이 마주쳤어

교수님은 별안간 나를 가리키며 '저 구석에 있는 너 노래 함 해봐라' 라고 하시는 거야

예측못한 상황에 당황한 나는 '언지예 저는 노래 못함니더'  하면서 손사례를 쳤는데 아 진짜! 전체 학생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보며 장단을 맞춰서 외치더군

김도형 노래해
김도형 노래해

어쩔수 없이 주섬주섬 일어나서 노래를 했어

현철의 '못난 내청춘' 이었지

노래를 해본 사람은 알아

두어 소절 불러보면 청중들의 반응이 파악되지

그날따라 이상하게 긴장도 되지않고 노래가 잘 나오더군

노래가 끝나자 예상대로 좌중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어

지금 내가 하는 얘기를 믿지 못하겠다면 인스타그램에서 'min _won_ki' 를 검색해서 디엠으로 물어봐

민원기는 그날 그자리에 있었던 동기야

그렇지않아도 오늘 글을 쓰기전에 통화를 했어

너 그날 거기서 내가 노래했던걸 기억하냐고 물었는데 그걸 어찌 잊을수 있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어

원기는 현재 유능한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니 혹시 사진 맡길일 있으면 의뢰해 보길 바래

그날 이후로 나는 학교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어

친구들은 교정에서 지나다 나를 만나면 목을 빼고 '누구우를 원망해~' 하면서 내가 그날 노래하던 모습을 흉내냈지

사진은 지난 주말 출장길에 양평에서 찍은거야

벚꽃을 찍고 있는데 꽃터널 속 전신주에 앉아 밀회(?)를 즐기고 있는 참새 한쌍을 발견했지

참새들은 마치 뽀뽀를 하듯 서로의 부리를 부비고 있었어

코로나로 온세상이 어수선하지만 어디선가에는 꽃이 피고 또 어디선가에는 하물며 참새들도 사랑을 나누고 있더군

오늘이 천문조라 하더니 달이 엄청크네

그럼 내일 얘기는 내일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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