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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79
[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79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4.10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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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연재 포토에세이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홍천 강원도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홍천 강원도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학과의 학생들이 가진 카메라는 니콘 아니면 캐논이더군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니콘이나 캐논 정도는 가져야 격이 맞는데 미놀타 XD5를 가진 나는 좀 꿀린다는 느낌이 들었지

미놀타의 로콜(Rokkor) 렌즈도 니콘의 니콜(Nikkor) 렌즈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줬지만 여하간 그때 전문가용 카메라의 트렌드가 니콘과 캐논이었어

한 예비역 형님이 미놀타를 가진 나보고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서 고성이라고 하니 '깻잎 판 돈으로 유학왔구먼' 이라고 하더군

그말은 전혀 틀린말이 아니야

당시 내 시골집에서는 나 공부시키려고 돼지사육도 했고 실제로 들깨도 심었어

나는 사진학과 재학시절 이영조 교수님을 존경했어

이교수님은 강의를 맡기전에 부산의 국제신문에서 정년퇴임을 하셨어

당시 신문사 사진기자 직종은 사진학과 학생들의 로망이었지

내가 나중에 언론사 입사에 관심을 가질수 있었던 것도 이영조 교수님의 영향이 컷어

교수님의 생생한 취재현장 경험을 곁들인 보도사진 강의는 나중에 내가 사진기자로 활동할때 큰 도움이 됐지

교수님은 어느 날 강의시간에 본인이 신문사 재직시절에 썼던 카메라를 가지고 오셨더군

니코마트 였어

니코마트는 니콘의 기계식 카메라 FM 시리즈의 전신인데 굉장히 오래전에 만들어진 카메라야

교수님은 그 카메라에 얽힌 일화 한토막을 소개하셨어

신문사에서 은퇴를 하고 어느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모임에서 사진강의 요청을 받아 그 카메라를 지참하고 강의를 하는 도중이었지

값비싼 독일제 카메라를 목에 맨 사람이 좀 으스대는 표정으로 교수님의 카메라를 보고 엄청 낡아 보이는데 새걸로 하나 바꾸는것이 어떠냐고 했다 하셨어

그러자 교수님은, 선생님은 그 비싼 명품 카메라로 뭘 하셨는지 모르지만 나는 이 카메라가 슬하의 사남매를 공부시키고 출가까지 시켜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카메라라서 평생 간직하겠다고 하셨다는 거야

그 말에 감동을 받은 나는 더이상 장비탓 하지 말고 사진만 열심히 찍겠다는 다짐을 했어

조만간 내 대학 초창기 시절에 찍은 명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주시길 바래

사진은 지난 주말 강원도 홍천에서 찍은거야

세사람이 한조가 되어 씨감자를 심고 있더군

이영조 교수님의 카메라 니코마트의 후신인 필름카메라 니콘 FE로 찍은건데 사진을 찍으면서 대학시절에 사진 찍던 추억들이 오버랩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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