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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원유 감산 합의 불구 국제유가 하락…WTI 9% 폭락 이유는?
OPEC+ 원유 감산 합의 불구 국제유가 하락…WTI 9% 폭락 이유는?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4.10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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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코로나 19라는 전염병 위기와 미국의 감산 압박에 결국 백기 투항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산유국 연합(미국 제외)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는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다음달부터 2개월 동안 일평균 원유생산을 10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감산 규모로는 역대 최대이며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로 밝혔던 감산규모와 동일하다. 

하지만 원유선물 시장은 역대 최대의 감산에 오히려 폭락했다. OPEC+의 감산 윤곽이 나온 이후에도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선물은 9% 폭락 마감했다.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낙폭은 8%대로 이어지며 배럴당 23달러로 움직이고 있다. 대규모 감산에도 코로나 수요 붕괴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 OPEC+ 단계적 감산 합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OPEC+는 긴급 화상회의를 마치고 단계적으로 감산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다.

성명에 따르면 OPEC+는 올해 5~6월 2개월 동안 일평균 1000만배럴, 6월 이후부터 연말까지 6개월 동안 일평균 800만배럴, 내년 1월~4월 4개월 동안 일평균 600만배럴 줄이는 점진적 감산에 합의했다.

또, OPEC+는 감산 이행과 시장 상황을 살피기 위해 또 다른 화상 회의를 2달 후인 6월 10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 사우디-러 500만배럴, 나머지 OPEC+ 500만배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4~5월의 경우 사우디와 러시아는 일평균 500만배럴을 줄이고 나머지 OPEC+회원국들이 일평균 500만배럴 감산한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양국의 일평균 생산 1100만배럴을 기준해서 각각 22%씩 줄이기로 했다.

이달 초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합의를 파기했고 사우디는 일평균 생산을 970만배럴에서 1230만배럴까지 늘렸다. 러시아의 일평균 생산은 1130만배럴 수준으로 지속됐다. 


◇ G20, 500만배럴 감산 기대: 미국, 캐나다가 포함된 G20 회원국들이 10일 예정된 G20 에너지 장관회의에서 일평균 500만배럴 감산할 것을 OPEC+는 기대한다고 FT는 전했다. 백악관은 댄 브룰렛 에너지부 장관이 G20 에너지 장관회의에 미국 대표로 참석한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태스크포스(FT) 기자회견을 통해 "원유 감산합의가 거의 끝나간다"며 "원유 감산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유 기업들이파산하기 않기 위한 최소한의 유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WTI 12% 치솟다가 9% 폭락: 트럼프의 트위터와 동일한 감산규모가 합의됐지만 유가(WTI)는 폭락했다. 회의가 한창이던 이날 CNBC방송이 감산규모가 일평균 2000만배럴에 달한다고 보도하자 유가는 12% 넘게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감산이 예상대로 1000만배럴 수준으로 정해지며 오히려 악재로 작용, 유가는 10% 가까이 폭락하며 꼬꾸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감산 규모가 많으면 1500만배럴에 달할 수 있다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층 높여 놓은 측면도 있다.

리스태드에너지의 브조르나르 톤하겐 원유시장 본부장은 "일평균 1000만배럴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전체 공급과잉을 줄이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Queen 류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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