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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7명중 3명 새얼굴…'코로나19 극복' 정부와 협업 탄력받나
금통위원 7명중 3명 새얼굴…'코로나19 극복' 정부와 협업 탄력받나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4.16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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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준금리 등 통화·신용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 중 3명이 새로운 얼굴로 바뀐다. 특히 신임 금통위원 다수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친정부 성향을 보이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發) 실물·금융시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폴리시믹스'(Policy Mix·정책조합)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할 금통위 내에서 친정부 목소리가 너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한은은 신임 금통위원으로 조윤제 전 주미대사,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고승범 현 금통위원이 추천됐다고 16일 밝혔다. 고승범 후보자는 지난 1950년 금통위 출범 이후 첫 연임 사례다. 이들은 오는 20일 임기가 끝나는 조동철·신인석·이일형 금통위원의 바통을 이어 받는다. 오는 21일부터 금통위는 이주열 한은 총재(금통위 의장), 윤면식 부총재(당연직), 임지원 금통위원과 이들 신임 금통위원 4명으로 구성된다.

금통위원은 한은의 가장 기본적 책무인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통화정책 성향이 주목을 받는다. 현재 이 총재, 윤 부총재, 임 금통위원은 매파(통화 긴축)로 분류된다. 신임 금통위원들의 성향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조윤제 주상영 후보자는 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소득주도성장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등을 비춰볼 때 비둘기파(통화 완화)로 분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영경 후보자는 한은 출신인 만큼 매파의 DNA가 흐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경제 관료 출신인 고승범 후보자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다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통화정책의 성향이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전례 없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금통위원들이 과감한 통화정책을 펼쳐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미 '한국판 양적완화'로 불리는 3개월 한시적 무제한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 0%대 기준금리 결정 등 여러 차례 사상 첫 결단을 내린 바 있다. 또 한은은 조만간 증권사에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긴급대출을 해주는 방안도 사상 처음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서영경 후보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은 다 비둘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전례없는 한은 정책이 시장에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볼 때 문 대통령의 이번 금통위원 인사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은과 정부가 같은 호흡을 쉴 수 있도록 포석을 깐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조윤제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통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경제보좌관을 지냈고, 제19회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문 후보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생각' 소장을 맡는 등 문 대통령의 정책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다. 지난 2018년 이 총재 연임 당시 총재 후보로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금통위원으로 '총재급' 인사를 등용한 만큼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덜 알려져 있는 주상영 후보자도 과감한 통화정책을 주문해 온 교수다. 그는 2014년 학현학술상을 받았는데, 학현학파는 균형성장론을 내세우는 진보적 성격이 강한 경제학자들의 모임이다.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등이 여기에 속해 있다. 주 후보자는 지난해 5월 한 심포지엄에서 문 정부를 평가하며 "소득주도성장론을 계기로 불평등을 축소하는 정책 노력이 자원 낭비가 아니라 장기적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성장으로 분배를 해결하자는 과거 패러다임에 빠진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옹호했다.

동시에 "소주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며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 규제 철폐 등을 주문했다. 또 최근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면 경기회복을 바라는 글로벌 투자자들마저 비웃을 것"이라며 과감한 정책을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폴릭스믹스가 강조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금통위 내에 친정부적인 목소리가 너무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리적 중도 성향이라고 평가되는 조윤제 위원이 중심을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통위원은 기획재정부 장관·한은 총재·금융위원회 위원장·대한상의 회장·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각각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은 총재와 부총재는 당연직 위원인데 이들도 모두 대통령이 결정한다. 각 기관이 추천하지만 사전에 청와대와 협의하는 실무 과정을 거친다.

이주열 총재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와 더 높은 단계의 폴리시믹스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이 총재도 "효과적"이라고 평가한 미국 연준식 회사채 및 CP(기업어음) 매입 기구 설치가 거론되고 있다. 이 총재는 고승범 후보자 추천 배경으로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한은과 정부의 정책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재정·금융정책에 대한 고 후보자의 깊은 이해는 통화정책과의 올바른 정책 조합을 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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