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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초등 1~3학년 온라인 개학 … "엄마 도움 없이 가능할까"
오늘 초등 1~3학년 온라인 개학 … "엄마 도움 없이 가능할까"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4.20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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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전국 초·중·고교가 온라인 개학을 한 가운데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전국 초·중·고교가 온라인 개학을 한 가운데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실시함에 따라 이날부터 전국 초·중·고교생 535만명이 모두 원격수업을 받게 된다. 지난 9일 고3·중3을 시작으로 16일 중·고교 1~2학년, 초등 4~6학년에 이어 3차 온라인 개학이다. 

온라인 개학은 시범수업이 아니다. 올해 1학기 정규수업이 이날부터 시작된다. 정규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운영하는 것은 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한국뿐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상당수 국가에서 재택·원격수업이라는 '가 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처음 겪는 일이기에 시행착오도 겪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지난 13일 올해 남은 학기를 전체 휴업하기로 결정하면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기에는 전체 고교생의 12.5%가 수업에 전혀 접속하지 않았다. 현재는 96%가 접속할 정도로 개선됐다.

여전히 초등학생은 40% 정도가 수업에 접속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LA는 공영방송에 학년별 방송시간을 편성하고 인터넷, 클라우드, e교과서 등 학교·교사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원격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3월16일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 프랑스도 한국처럼 쌍방향·단방향 수업을 병행하면서 교사에 따라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3월 말까지만 해도 5~8%의 학생이 원격수업에 접속하지 못하거나 교사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프랑스는 우체국과 협력해 학교가 보유한 스마트 기기를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대여하고, 원격수업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우편물로 학습과제물을 직접 배포하고 있다. 학생이 작성한 과제도 우편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도 시행착오를 겪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원격수업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 클래스는 고3과 중3이 온라인 개학을 한 지난 9일부터 거의 매일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해 교사와 학생이 불편을 겪고 있다. EBS 온라인 클래스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날은 10일 하루 정도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e학습터도 중·고교 1~2학년과 초등 4~6학년 개학을 앞둔 지난 14일부터 매일 로그인 오류 등이 발생하고 있다. e학습터는 초등학교, EBS 온라인 클래스는 중·고등학교에서 주로 사용한다. 교사가 온라인 학급방을 만들어 학습자료를 공유하고 학생들의 학습진행상황을 확인하는 플랫폼이다.

원격수업 학습관리시스템이 불안정하다 보니 접속자가 몰리지 않은 밤 늦은 시간에 수업을 듣는 '올빼미' 학생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고교 3학년인 A군(18)은 "아침부터 스트레스 받기 싫고 오류가 생기면 괜히 시간 낭비하는 것 같아 차라리 밤 늦게 본다"며 "선생님도 아침 조회때 출석만 잘 하고 동영상은 천천히 봐도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개학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엄마 개학'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도 풀어아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다. 특히 초등 1~2학년은 학교에서도 교사가 하나에서 열까지 보살펴야 하는 학년이다. 아무리 집에서 EBS를 시청하면서 학교에서 보내준 학습자료로 공부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누군가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초등 3학년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혼자 e학습터에 들어가 출석 확인을 하고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공부하는 게 쉽지 않다. 초등 3학년은 공교육에서 처음 영어를 배우는 학년이다. 수학에서 분수를 배우면서 '수포자'가 처음 생기는 학년이기도 하다. 아이뿐 아니라 엄마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초등 1~3학년에서 한글, 영어, 수학 등 기초학력이 뒤쳐지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학력 격차가 이어질 수 있다. 초등학교 1·3·5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오모씨(39)는 "국가적 비상사태니까 다들 어느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면서도 "제때 수업을 듣게 하는 일부터 숙제까지 다 챙겨야 하니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초등 긴급돌봄 참여 학생이 급증한 것도 이런 학부모 우려를 보여준다.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받을 수 있다. 오전에는 원격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돌봄을 받는다. 긴급돌봄 운영 시간도 개학 연기 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으나 오후 7시로 연장했고, 점심도 제공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 4~6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 지난 16일 긴급돌봄에 참여한 학생은 약 8만5000명으로 전체 초등학생의 3.1%로 늘었다. 지난 3월2일 전국에서 긴급돌봄에 참여한 초등학생은 2만3700명으로, 전체 학생의 0.9%에 그쳤다. 3차 개학 연기가 시작된 3월23일 5만3000명(2.0%)이었던 긴급돌봄 참여학생이 고3과 중3이 온라인 개학을 한 9일에는 7만6400명(2.8%)으로 늘더니 1주일 만에 8600명 증가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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