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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로퀸’ 임상연구, 한·미 엇갈린 결과…“추가 연구 지켜봐야”
‘클로로퀸’ 임상연구, 한·미 엇갈린 결과…“추가 연구 지켜봐야”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4.23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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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연구에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다. 미국서 진행된 한 임상에서는 사망률을 줄이는데 큰 효과를 보이지 않았고, 국내선 투약 환자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두 연구 모두 정확한 임상 결론을 내리긴 힘들어 추가 연구결과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예방·치료제인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찬사를 보내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약물이다. 중국과 프랑스 등 일부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이면서 주목도가 높아졌고 약효가 확실치 않다는 의견도 많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클로로퀸 미국내 한 임상에선 효능 입증 실패…NIH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권장·반대할 결정적 데이터 부족해"

미국에선 최근 재향군인병원에서 진행된 임상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그룹은 해당 약물 미복용 대조군보다 오히려 사망률이 더 높은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논문공개 온라인사이트인 메디알카이브(medRxiv.org)에 지난 16일(현지시간) 접수돼 21일 공개됐다. 메디알카이브는 아직 정식 심사를 거치기 전 논문을 공개하는 사이트다.

임상결과, 코로나19 환자 368명 가운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단독투여한 97명 중 사망자 비율은 27.8%로 나타났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인 아지스로마이신을 병용투여한 113명에선 22.1%의 사망률을 기록했으며 그리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 158명의 사망률은 11.4%로 나타났다.

인공호흡기 사용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그룹과 대조그룹은 각각 13.3%와 14.1%를 기록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스로마이신 병용 그룹은 6.9%로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논문 저자들은 "이번 결과는 약물의 광범위한 채택에 앞서 전향적이고 통제된 무작위 연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언급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아직 조심스런 모습이다.

NIH는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치료지침을 업데이트하며 "클로로퀸 또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거나 반대할 만한 임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의료 보고서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여러 보고서가 있으나 최적의 코로나19 치료를 식별할 만한 결정적인 임상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괄목할만한 임상데이터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노바티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노바티스는 조만간 미국내 코로나19 환자 44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으로 설계돼 해당 임상 결과가 나오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 등에 대해 보다 정확한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선 211명 대상 예방적 투여, 전원 음성판정…대조군 없어 약효평가는 아직 연구 필요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에선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 해당 임상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받은 환자들이 전원 음성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임상을 진행한 부산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부산의 한 장기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189명과 간병인 22명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노출후 예방(PEP) 목적으로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PEP는 감염경로에 노출 된 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방법이다.

총 14일간 투약 후 진행된 진단검사에서 중간에 빠진 6명을 제외한 환자 184명과 간병인 21명이 심각한 부작용없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연구는 지난 17일 국제학술지인 '국제화학요법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최신호에서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환자들은 고령에 고위험군이 많았으며 다른 질병으로 이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중인 환자도 있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아직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람들을 위한 PFP사용법은 허가되지 않았으나 투여를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또 "환자들의 체중이 적은 편이라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저용량을 처방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적절한 모니터링을 하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PEP를 안전하게 구현했으며 코로나19로 진단된 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임상시험은 적절한 통제 그룹이 없고 단일군에서 수행된 것"이라며 "PEP가 코로나19에 효과적인지 평가하기 위해선 무작위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에 PEP목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약하는 것에 대한 이견도 나온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말라리아의 경우에는 예방 차원에서 클로로퀸을 먹기도 하는데 코로나19에도 같은 기전으로 적용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위급한 상황이다 보니 대조군없이 단일군으로 임상을 진행한 것이 이해는 되지만 정확한 약효 평가를 위해선 비교 집단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Queen 류정현 기자] 자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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