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주택시장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집계 막바지인 서울 지역 3월 아파트 거래량은 현재(22일 기준) 4238건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전월(8288건) 대비 절반가량(48.9%) 줄어든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10월, 11월 연속 1만1000여건을 기록한 뒤 규제 발표 이후 거래가 줄어 1월 6466건까지 감소했다. 이어 2월 저가 급매물과 비강남권 9억원 이하 주택이 풍선효과(규제를 피해 수요가 몰리는 것)로 팔리면서 거래량이 8000건 이상까지 회복했으나, 2월 말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돼 수요가 위축되면서 결국 다시 반 토막이 났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이 지난해 규제 직전인 11월과 비교해 4개월 새 거래가 70~85% 줄어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이에 따라 주택시장 하방압력도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5% 떨어져 3주 연속 하락했다. 낙폭(-0.02%→-0.04%→-0.05%)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5개 자치구 중 대부분 지역이 보합 전환하거나 하락세가 확대됐다. 풍선효과로 강북권 상승세를 주도하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마저 지난주 하락 전환했다.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 66.1을 기록해, 전주(71.5) 대비 5.4포인트(p) 추가 하락했다. 지난해 6월 넷째 주(65.5) 이후 40주 만에 최저치다. 100(기준선)보다 작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집계가 한창인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현재 534건에 머물러있다. 주택 신고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을 고려하더라도 거래가 크게 줄었다. 거래가 많았던 지난해 말의 경우 하루 평균 100~200건 이상의 거래가 신고되기도 했다.
현재 강남권 재건축 등에선 수억원 몸값을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 주택형은 19억6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오고 있다. 지난 12월 고점(24억3400만원)과 비교하면 4억5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 주택형도 지난해 고점보다 4억여원 떨어진 18억8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온다. 6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의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급매물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직 거래 위축이 본격적인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투자 수요 유출이 큰 지역부터 매매가 흐름이 하향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국내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상당한 자산을 투입하는 주택 매입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