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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명화 ‘펜스’ 덴젤 워싱턴 감독·주연…부성애, 과연 가족 울타리인가
세계의 명화 ‘펜스’ 덴젤 워싱턴 감독·주연…부성애, 과연 가족 울타리인가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4.25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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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의 명화 ‘펜스’ 포스터 / 네이버 영화정보
EBS 세계의 명화 ‘펜스’ 포스터 / 네이버 영화정보

오늘(25일) EBS1 ‘세계의 명화’는 덴젤 워싱턴 감독 영화 <펜스 (원제: Fences)>가 방송된다.

감독 겸 주연을 맡은 덴젤 워싱턴, 그리고 비올라 데이비스, 미켈티 윌리암슨, 러셀 혼스비 등이 출연한 <펜스>는 2016년 제작된 미국영화다. 상영시간 138분.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 <펜스>는 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70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23회 미국 배우 조합상 영화부문 남우주연상, 영화부문 여우조연상, 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여우조연상, 22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했다.

◆ 줄거리 : 니그로 리그에서 활약했던 트로이 맥슨은 한때 야구선수로 잘나가는 인생을 꿈꿨지만, 흑인이란 이유로 메이저 리그 진출을 하지 못하고 꿈을 접어야만 했다. 그는 야구선수로서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로즈를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되고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

본인만의 방식으로 가족을 지키려는 트로이는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으라며 가족들에게 강요한다. 꿈을 포기하고 가족에게 헌신했기에 자신의 틀대로 따라가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한편, 아들 코리는 미식축구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미식축구 대학팀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하지만 트로이는 코리가 재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평범하게 돈을 벌면서 살기를 바란다. 야구선수로서 실패했던 자신의 과거를 되새기며 아들 역시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여긴 것이다. 결국 아들의 꿈을 좌절시키며 비뚤어진 부성애를 보여준다.

한편, 로즈는 트로이와 다른 방식으로 가정을 꾸려간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남편에게 맡기고 18년간 가정을 지키는 헌신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로즈는 남편이 외도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절망한다.

트로이는 자신의 외도가 가장의 무게를 버티기 위함이었다고 정당화하며 밖에서 낳은 딸을 로즈가 키워주기를 바란다. 가족은 와해되고 갈등을 빚지만, 결국 로즈는 도망치지 않고 모든 걸 포용한다. 트로이에게 자신의 인생을 모두 맡긴 것을 후회하지만, 그것 역시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EBS 세계의 명화 ‘펜스’ 스틸컷 / 네이버 영화정보
EBS 세계의 명화 ‘펜스’ 스틸컷 / 네이버 영화정보

◆ 주제 : 트로이는 뛰어난 야구선수였지만 시대를 잘못 타고나 좌절된 삶을 사는 흑인 아버지다. 가족들을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방식대로 살기를 강요하는 잘못된 아버지상을 영화의 제목인 ‘펜스’(울타리)로 표현하고 있다.

영화 초반에 트로이는 비뚤어진 부성애를 보여주며 가족들이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어야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울타리는 그가 야구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하고 삶에서 큰 실패를 겪자 쳐버린 심리적인 벽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코리가 미식축구 선수로 두각을 드러내며 그 울타리를 벗어나려고 하자, 자신도 실패했으니 너도 그럴 것이라는 편협한 이유로 극심하게 반대한다. 결국 자신이 쳐놓은 울타리 안에 있기를 강요하는 것이다.

영화 중반을 지나며 트로이는 자신이 가장으로서 갖는 책임과 희생을 부단하게 강조하고 그 무게의 부담을 호소한다. 심지어 외도를 하고도, 그것이 가장의 무게를 견디기 위한 것이었다며 정당화하는 것이다. 트로이에게 울타리는 초반에는 자신과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담장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감옥’ 같은 의미를 갖기도 한다.

자신에게 부담을 주며 가로막는 존재. 때문에 어떻게 보면 벗어날 수 없는 틀이기도 한 것이다. 때문에 트로이는 이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탈출을 하는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트로이는 많은 아버지들의 초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가족을 사랑하지만 그 방식이 왜곡되어있는데 자신의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 역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자식은 아버지를 증오했지만 결국 그와 닮아간다. 극의 후반부에서 트로이처럼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 라이언스 역시 그처럼 감옥에 가게 되는 악순환을 겪게 되며,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 감상 포인트 : 1983년 토니상을 수상한 어거스트 월슨의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연극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덴젤 워싱턴과 비올라 데이비스가 연극 무대에서 이미 성공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연극을 영화화한 것이라 연극 특유의 많은 대사량과 좁은 동선이 특징이다.

특별한 사건도 없고, 등장하는 인물도 적지만, 대사가 많다. 특히 감독이면서 주인공인 트로이 역할을 맡은 덴젤 워싱턴이 쉬지 않고 말을 하는데 흑인 고유의 언변과 과장된 표정, 몸짓을 주목해서 감상하면 재밌다.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비올라 데이비스의 탄탄하고 폭넓은 연기 역시 주목할 만하다

◆ 덴젤 워싱턴 감독 : 1954년 12월 28일 뉴욕의 마운틴 버논에서 태어난 덴젤 워싱턴은 포드햄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다가 연기로 전향했다.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아메리칸 컨서버토리 시어터에서 1년 동안 활동한다.

배우로서는 1977년 TV 영화 <소중한 승리>로 데뷔하였고, 그 후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 <자유의 절규>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영광의 깃발>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은 <모 베터 블루스>, <말콤X>, <펠리칸 브리프>, <필라델피아> <매그니피센트7>, <더 이퀄라이저2> 등이 있다. <허리케인 카터>에서 실존 인물인 허리케인 카터를 열연하여 베를린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트레이닝 데이>에서 악역을 연기해 LA 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4회나 선정되었으며, 할리우드 최고의 지적인 배우로 자리 잡았다. [※참고자료 : EBS 세계의 명화]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세계의 명화’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4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EBS 세계의 명화 ‘펜스’ 네이버 영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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