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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제작 5년 다큐 ‘김승옥 무진’ 방송용 첫 공개…장기하 내레이션 참여
[EBS 다큐프라임] 제작 5년 다큐 ‘김승옥 무진’ 방송용 첫 공개…장기하 내레이션 참여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4.29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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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
EBS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

오늘(29일) EBS 1TV <다큐프라임>은 ‘김승옥 무진’ 편이 방송된다.

이날 EBS는 EIDF 장편제작지원작 ‘김승옥 무진’을 다큐프라임에서 방송용 버전으로 최초 공개한다.

‘김승옥’을 읽지 않고 스무 살이 된 청춘이 있을까? 감수성의 혁명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1960년대 한국문학계에 거센 바람을 일으킨 작가 김승옥. 그러나 2003년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말과 글’을 잃어버린 그는 비운의 작가라고도 불린다.

보들레르가 말년에 실어증에 걸린 것처럼, 베토벤이 청각장애로 생애를 끝낸 것처럼 운명은 천재 작가에게서 말과 글을 빼앗아 가고 말았다. 다행히 운명은 그에게 그림 그리는 것만큼은 허락했다. 말과 글을 잃어버린 노작가가 펜 대신 붓을 잡고 전하고 싶은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제작기간 5년 동안 제작진은 한 시대를 관통한 작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추적하고 여든 살의 노작가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질문을 쫓아가본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상상의 공간 무진, 운명을 이겨낸 작가 김승옥의 찬란한 인생이 2020년 4월 한편의 다큐멘터리로 찾아온다.

이미 소설 ‘무진기행’ 오디오북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가수 장기하는 EBS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 내레이션 작업에 흔쾌히 참여하게 되었다. 더빙 녹음을 진행한 제작진들은 가수 장기하의 담백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목소리의 매력에 빠지고 무엇보다 놀라운 집중력에 놀랐다는 소문.

EBS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
EBS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

(1) 2016년 여름, 첫 만남

2016년 여름,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아주 특별한 전시가 열렸다. 2003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작가 김승옥이 펜 대신 붓을 잡고 그린 그림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전시장을 찾은 것이다. 운명은 천재 작가에게서 말과 글을 빼앗아 갔지만 다행히 그림 그리는 것만큼은 허락한 것.

그가 오랜 시간 더듬다 멈춘 펜 끝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남아있는 것일까? 그리고 말을 잃어버린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은 무엇일까? 오롯이 한 시대를 관통한 노작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추적함으로써 그가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질문을 쫓아가본다.

(2) 승자 보다 찬란한 패자의 이름, 김승옥

“그 어떤 승리자보다도 찬란한 패자로 살았다. 그 어떤 승자도 이런 패자처럼 살지 못했다.‘ - 이어령 / 대학은사

1960년 4월 19일, 혁명이 찾아온 봄. 당시 대학교 1학년이던 청년 김승옥은 피의 화요일 그 현장에 있었다. 그에게 4.19는 몸의 경험을 통해 인생이 바뀐 중요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다시 20년이 흐른 1980년 5월 18일, 그날은 한국 현대사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쓰리고 아픈 봄으로 기억되고 있다. 

계엄군의 진압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당시 일간지에 장편소설을 연재하던 김승옥은 그날로 절필 선언을 하게 된다. 시대의 아픔을 몸과 마음에 고스란히 새긴 작가 김승옥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후배 소설가들과 대학은사, 그리고 친구들이 전하는 진짜 김승옥의 모습을 함께 조명한다.

EBS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
EBS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

(3) 타임머신을 타고 김승옥 전성시대를 만나다

김승옥은 소설을 쓴 기간보다 더 길게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자신의 소설 ‘무진기행’을 각색한 영화 ‘안개’의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다. 영화 ‘안개’의 성공이후 김승옥은 무려 16편의 영화에 참여해 시나리오 작가로 명성을 쌓았고 충무로의 제작사들이 줄을 서 작품을 기다리는 스타작가로 자리 잡는다.

‘영자의 전성시대’, ‘겨울여자’, ‘장군의 수염’, ‘충녀’ 등 한국영화 100선 중에는 그의 손에서 탄생한 다수의 작품들이 있다. 당시 문예영화 시대를 이끌던 김수용 감독, 이장호 감독이 기억하는 김승옥에 대한 일화를 듣고, 영화 ‘안개’의 OST에 얽힌 가수 정훈희씨의 회상을 들어본다.

(4) 2019년 봄, 작가 김승옥을 따라 무진으로

한국 현대사의 어둡고 그늘진 터널을 지나온 작가 김승옥은 매주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과 순천을 오가는 기차여행을 한다. 쓰러진 뒤로 자유롭게 말할 수 없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일상을 이어간다. 배낭하나 단출하게 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여행하듯 삶을 이어가는 것. 기차를 타고 그가 향하는 곳은 소설 무진기행의 배경이 된 순천이다.

요즘 그는 순천문학관에 머물고 있다. 가을이면 갈대와 철새를 보기위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조용한 곳이다. 2019년 봄, 서울에서 까마득한 후배들이 찾아왔다. 전설이 된 작가와의 만남을 앞두고 설레는 작가들은 그와 마주 앉아 말 대신 필담을 나눈다. 그가 멈춘 말끝에서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공간 무진이 되살아난다. 우리의 고향, 그러나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마음속의 공간, 작가 김승옥과 함께 무진으로 가본다.

EBS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
EBS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

(5) 보고싶은 친구를 찾아서

올해 여든이 된 작가 김승옥은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나는 것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그가 말 대신 종이에 먼저 간 친구들의 이름을 적는다. 이문구, 최인호, 이청준, 박완서, 김현….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뜨거운 청춘의 시기를 함께 보낸 친구들의 이름. 4월 혁명과 마로니에 나무 밑 벤치의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은 이제 그의 붓을 따라 그림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김승옥은 더 늦기 전에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자신의 책을 번역해서 일본에서 출간할 수 있도록 도와준 번역가를 만나러가고, 수십 년 간 연락이 끊긴 친구를 찾아 제주도로 향한다. 그리고 처음 그림을 지도해준 초등학교 은사님을 수소문하는데…. 여든이 된 제자가 찾는 아흔 살은 훌쩍 넘었을 은사님, 과연 김승옥은 만나고 싶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까?

다큐프라임 <김승옥 무진>은 오늘(29일) 밤 9시 50분, EBS 1TV에서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EBS 다큐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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